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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나는 ‘항공사 마일리지’ 소멸 앞두고 소비자 분통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0초

2008년 일방적 약관개정 후 내년부터 순차적 소멸
항공권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 다른 사용처서 쓰려면 가치 절하 감수해야


천불나는 ‘항공사 마일리지’ 소멸 앞두고 소비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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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올해 말부터 적용되는 국내 대형 항공사 마일리지 소멸을 앞두고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사용이 가능한 소비처 다양화에 나선 가운데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약관을 개정해 적립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산정했다. 이에 2008년 마일리지를 적립한 승객의 경우 올해 안에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해당 마일리지는 소멸된다.

통상 마일리지는 항공권 구매에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예약하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려운 것이 현실. 콜센터를 통해 문의해보니 마일리지로 예약 가능한 항공권은 1년 전에 예약하라는 황당한 답변만 돌아온다.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한 좌석은 전체 좌석 중 5% 미만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 그마저도 간신히 예매에 성공해도 만약 일정이 변경돼 취소라도 하게 되면 무조건 마일리지로 취소수수료가 공제된다.


대체 쓸 수 있는 데가 있긴 하냐는 승객들의 불만에 항공사 역시 다양한 사용처를 마련해 제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로 반려동물 운송료, 국제선 라운지 이용료 지불이 가능하며, 렌터카 이용 및 계열사 한진관광의 여행 상품을 마일리지로 이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 특화상품’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1월부터 마일리지로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구매가 가능하며, CGV영화권 예매, 갤럭시S9 예약, 이마트 할인 시 마일리지가 차감되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천불나는 ‘항공사 마일리지’ 소멸 앞두고 소비자 분통 국내 대형·저비용 항공사 마일리지 및 포인트 사용처.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문제는 마일리지 차감 비율이 현금 지불보다 더 비싸다는 점이다. 항공사 마일리지의 카드사 포인트 전환 비율로 따져보면 1 마일리지는 현금 20원으로 환산 가능하다. 아시아나 항공이 제공하는 영화 관람권 예매 시 주말 영화 관람에 1400 마일리지를 사용하게 되면 현금결제가 보다 2배 이상을 내는 셈이다.


소비자들은 외국 항공사 마일리지 시스템과 같이 국내 항공사 마일리지도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하게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미국 대형 항공사인 델타항공의 경우 마일리지로 항공권 예약 시 성수기·비수기 제한 없이 빈 좌석이 있으면 즉시 마일리지로 예약이 가능하며, 유효기간이 없고 타인 양도 또한 가능하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마일리지 적립 규모는 약 2조 6천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이 2조982억원, 아시아나항공은 5500억원을 각각 마일리지로 적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항공사의 2008년 약관 개정 전 적립 마일리지는 유효기간 없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2008년 개정 이후 적립돼 올해 소멸 예정인 마일리지는 전체의 30% 규모로 알려졌다.


저비용항공사에서 시행 중인 포인트 제도는 어떨까? 제주항공은 항공권 가격의 5%를 적립, 1p=1원으로 환산해 항공권 구매에 이용할 수 있으며, 진에어도 노선별로 최대 60포인트를 적립해 항공권 구매에 적용할 수 있다. 에어부산의 경우 노선별로 최대 5스탬프가 적립되는데 이를 모아 역시 항공권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이 같은 항공사 마일리지 제도의 불합리성을 지적해온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항공사 마일리지 정책의 개선방안으로 ▲마일리지를 현금과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게 할 것 ▲소비자의 마일리지 사용에 다양한 옵션 및 소진처 확대 ▲일방적 약관개정에 의해 2019년 소멸되는 마일리지의 경우 유예기간 부여 ▲보너스 항공권 예약 변경에 따른 징벌적 환불수수료 개선 등을 제시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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