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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쇼크' 어디까지…정부 응급조치에도 리라화 폭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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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고정환율제 등 추가대책 내놔야…주미 터키대사, 볼턴과 회담

'터키 쇼크' 어디까지…정부 응급조치에도 리라화 폭락세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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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뉴욕 김은별 특파원] 글로벌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한 리라화 폭락세는 13일(현지시간) 터키 정부의 긴급 시장안정화 조치 발표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시장에서 요구해 온 금리인상 등 주요 조치가 모두 배제된 탓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미국을 꼽으며 맹비난을 쏟아내는 가운데, 주미 터키대사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만나 양국갈등의 도화선이 된 미국인 목사의 신병문제를 논의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세르다르 킬리츠 주미 터키대사의 요청으로 볼턴 보좌관이 백악관에서 킬리츠 대사를 만났다"며 "앤드루 브런슨 목사 구금과 양국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터키대사의 방문은 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방침 발표 이후 터키 리라화가 폭락하고 양국 갈등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터키 중앙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초단기 유동성 공급 확대 등 대책을 쏟아냈지만 별 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이자, 정부측에서 대화접점을 찾아 나선 셈이다. 이에 따라 이날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주요 외신은 "미국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경한 자세가 양국간 관계를 악화시켜 '불에 기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며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초부터 물가 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던 터키 리라화는 최근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근본원인으로는 고질적 경상수지 적자와 막대한 외채 등이 꼽히지만, 지난 주부터 이어진 폭락세는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한 탓이 크다는 평가다. 이날 터키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7.24리라를 넘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초 대비 리라화 가치는 무려 66% 떨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라화 폭락사태를 '터키 공격'이라고 부르며 연일 미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앙카라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은 한쪽으로는 전략적 동반자라고 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전략적 동반자의 발 앞에 총을 발사했다"며 맞서 싸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한 "터키의 경제 펀더멘털은 견고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리라화 폭락의 배경으로 터키의 경상수지 적자, 재정수지 적자, 투자심리 불안, 정책운용 실패 등이 함께 꼽히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요 조치로는 금리인상, 고정환율제, 자본통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등이 꼽히고 있다. 블루베이 에셋 매니지먼트의 팀 애쉬 신흥시장 선임전략가는 "정책 금리를 올리고 에너지, 부동산, 건설분야에서 부실대출과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그간 고금리를 '악마의 어머니'로 언급해 온 점을 감안할 때, 터키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낮다. 앞서 터키 정부는 자본통제설도 일축했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통화전략가인 조단 로체스터는 "현 사태를 멈추기 위해서는 금리인상, IMF 구제금융 신청, 리라에 대한 시장신뢰 회복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불행히도 현재 모든 부분에서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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