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최저임금인상에 해외로 떠나는 기업들..."중소기업 엑소더스"

공단 공장 매물 급증, 사려는 사람 없어...중소기업 대표 사이선 "한국 버려야 산다"

최종수정 2018.08.10 11:38기사입력 2018.08.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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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인천남동공단에서 120평 규모의 플라스틱 가공 회사를 운영하던 대표 박 모씨는 최근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기 위해 공장을 매물로 내놓았다. 박 씨는"베트남은 인건비가 쌀 뿐 아니라 삼성, LG 공장이 많아 오히려 한국보다 물량 조달에 편리하다"면서 "늘어나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국내에서 납품처를 찾기도 힘든 탓에 주위의 많은 중소기업가들이 해외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에서 자동차 부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도 최근 베트남 내 다이안 공단으로 공장을 옮길지 고심하고 있다. A씨는 "최근 중소기업들 사장 사이에선 '한국을 버려야 성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외 이전 붐이 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 공단 지역에 있는 공장 거래 전문 부동산중개업소들에도 공장을 내놓으려는 중소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지역에서 공장 임대, 매매 전문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원 모씨는 "최근 해외 이전 계획을 세운 기업들이 많다"면서 "싼 가격에도 공장을 팔겠다고 나선 공장주들도 여럿 있지만 구입 문의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시 마도 공단에서 공장전문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매물이 많다보니 부지를 쪼개 파는 분할 매매계약 문의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한국 엑소더스'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정비 증가다. 최근 평택, 천안에서 운영하던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한 반도체 후공정 업체 대표 B씨는 "기본급이 높은 대기업은 사실상 최저임금이 오르든 말든 상관이 없지만 영세기업은 타격이 크다"면서 "향후 중소업체까지 확대될 주52시간 근로시간을 감안하면 사람을 더 뽑아야 하는데 규모가 작은 기업들로서는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이탈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발간한 '2018 전자산업 인력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체 중 상위 10%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기업들이 전체 전자업종 고용의 10%를 담당하고 있는 반면 하위 90% 기업이 전체 고용의 약 90%를 담당하고 있다. 사출, 금형 등 후방 산업은 최근 연이어 국내 투자규모를 발표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에 비해 기술 난이도는 낮지만 고용유발 효과가 높다. 한국은행이 지난 2016년 발표한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의 취업 유발 계수는 3.6명는 같은 전자업종(5.3명) 대비해서 낮은 수준이다.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취업자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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