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퍽 내일도 퍽…매 맞는 택시기사들, 해결책 없나
최종수정 2018.08.10 10:21기사입력 2018.08.10 10:21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1. 9일 오전 0시37분께 전주시 삼천동 한 사거리를 지나는 택시 안에서 20대 남성 승객 A씨가 60대 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자신의 흡연을 제지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2. 8일 새벽 2시18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는 40대 남성 B 씨가 60대 택시기사 C 씨의 머리 등을 손으로 폭행한 뒤 택시를 훔쳐 달아났다.

#3. 지난 4월26일 오전 1시30분께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70대 택시기사 D 씨는 70대 승객 E 씨에게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을 당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최근 택시 승객에게 욕설을 듣거나 폭행을 당하는 기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운행 중인 버스와 택시 기사를 폭행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른바 ‘매맞는 택시기사’들이 여전한 상황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버스·택시 운전자를 폭행해 검거된 사람은 2015~2017년 3년간 9251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8명의 기사가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한 택시에 설치된 보호격벽.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대책으로 운전석 주위에 플라스틱 벽을 설치하는 ‘보호격벽’ 의견이 나오고 있다. 보호격벽은 망치로 쳐도 깨지지 않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제작, 운전석 측면·뒷면을 모두 감싸는 형태로 설치된다.

버스의 경우 이미 2006년부터 보호격벽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택시는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이유는 △일부 손님들의 항의 △보호격벽 설치 시 택시의 차종 문제 △기사들의 업무 환경 등이 문제로 나오고 있다.

이 중 한 택시운송조합 관계자는 “보호격벽 시범사업 과정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손님들이 자신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한다며 적지 않은 항의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사들 역시 요금 결제 과정에서 보호격벽으로 인해 업무 불편함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택시 차종의 길이 등 택시 제원에 대한 문제도 불거졌다.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택시 업종을 위한 택시가 제조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일반 승용차를 그대로 택시업을 하다보니, 보호격벽 설치 시 운전자 입장에서는 공간이 협소해질 수밖에 없어 각종 업무 불편함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이어 “술 취한 승객을 보면 기사들도 사람이라 당연히 피하고 싶다”면서 “이 경우 보호격벽 설치는 기사의 안전을 원천적으로 보장해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사실상 승객이 돌변해 폭행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어떻게든 기사를 폭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택시에 보호격벽 설치를 강조했다. 다만 보호격벽 설치에 따른 비용은 숙제로 남았다.

지난달 3월 국회에서 열린 ‘택시안전격벽 설치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의 윤영한 교수는 “호주 영국, 미국 등은 △차량 내 CCTV와 운전자 보호 격벽 △GPS기반 운행경로장치 △SOS 버튼 등을 국가법령 및 지자체 조례 등으로 의무 제공한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택시 운전자 보호 정책이 상당히 미흡하다”며 “택시산업의 운전자 처우개선과 안전 확보를 위한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무는 “보호격벽을 설치를 희망하는 운수종사자만 설치하되, 설치비용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및 지자체가 100% 재정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크랩 댓글0

프리미엄 인기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