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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문인력이 사라진다 下]핵심 연구인력 3년새 반토막…"미래 위한 R&D 늘려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7초

불황, 구조조정 여파에
석사급 이상, 3년새 절반 수준
주춤했던 R&D 역시 늘려야

[조선, 전문인력이 사라진다 下]핵심 연구인력 3년새 반토막…"미래 위한 R&D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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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 권재희 기자]조선업계에서 연구개발(R&D)·설계 등 핵심인력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불황에 일정부문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조선업의 경쟁력 자체를 떨어뜨릴 수 있는 핵심인력의 이탈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의 핵심 연구인력(석사급 이상)이 2013년 1370명에서 2016년 723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꾸준히 증가추세였지만 2013년 1370명을 정점으로 2014년 1344명, 2015년 1180명, 2016년 723명으로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조선 3사 모두 핵심인력들은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불황에 구조조정까지 겹치자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자발적 퇴사와 전직을 시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 산업은 고용효과가 큰 산업이다. 조선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2.0으로 반도체(4.3), 석유제품(1.3)을 크게 앞선다. 취업유발계수란 특정 재화를 10억원 생산하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직·간접 취업자 수를 뜻한다. 이러한 조선 산업에서 인적자원은 경쟁력의 원천이다. 작업 노하우, 다양한 기능들이 인력에 체화돼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우수한 전문 기술 인력과 학습효과에 따른 높은 생산성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불황기뿐 아니라 호황기를 대비해 적정규모의 인력은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역시 1980년대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설비감축과 채용억제로 인력이 6500명까지 줄었으나 지난해 기술직 인력이 1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설계인력 부족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술자 중심의 채용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구조조정에 따라 주춤했던 R&D 역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조선 3사의 연구개발비는 구조조정이 시작된 2015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R&D비용이 1130억원이었지만 2017년 692억으로 급감했고, 대우조선해양 역시 2015년 798억원에서 2017 46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유럽, 미국 등 경쟁국에서는 4차산업혁명,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등에 대비해 R&D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조선 산업의 스마트 선박은 연구 시작단계지만, 경쟁국은 이미 스마트 선박 실선 실증, 국제 표준 선점, 장비 선점 단계에서 발전 중이다. 친환경선박과 관련해서도 LNG연료추진선, 친환경 스마트 선박 개발 등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과거 선진국을 추격하던 방식의 R&D 패턴에서 벗어나 시장 선도적 R&D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산업은 인력에 체화돼 노하우가 발현되는 대표적 사업이라 인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저점수준에 맞춘 인력조정은 시황이 개선되면 다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감이 없어도 필수인력은 내부적으로 가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 등 재정적인 상황으로 국내 업체들이 R&D를 줄이고 있어 우려가 된다"며 "IMO 환경규제, 4차산업혁명 관련해 자율운항 선박 등 미래 시장 선점 위한 R&D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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