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韓명예 건 20억弗 해양플랜트 수주 배수진
최종수정 2018.07.09 11:22기사입력 2018.07.09 11:22
美석유회사 셰브런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 싱가포르와 2파전
국내 조선 3사, 1년간 신규수주 '0'…조선강국 명예 회복 절실
경쟁상대 '셈코프 마린', 가격경쟁력·기술 국내 수준 근접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미국 석유회사 셰브런이 발주한 20억달러 규모의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싱가포르 업체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최근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저가공세로 나온 싱가포르 업체와의 경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 이번 수주전을 통해 우리 조선업체들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셰브런이 최근 발주한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O) '로즈뱅크 프로젝트' 입찰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 셈코프 마린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약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로 영국 북해 셔틀랜드 군도에서 175㎞ 떨어진 해상 유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사실상 올해 남은 마지막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로 최종 결과는 연내에 나올 예정이다.

앞서 셰브론은 2013년 로즈뱅크 프로젝트를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가 2016년 시추업황 악화로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일각에선 셰브론이 지난해 재발주를 추진함에 따라 기존에 발주를 줬던 현대중공업이 수주에 유리하다는 전망도 내놨으나 중도 탈락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입찰에 참여했으나 떨어졌다.

국내 조선 3사 모두 1년 넘게 신규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지 못하면서 해양일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의 나스르 프로젝트 이후 4년째 수주실적이 전무하다. 이 여파로 8월부터 해양플랜트 야드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도 2014년 초대형 원유생산 플랜트(TCO 프로젝트)를 따낸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가 없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 25억달러 규모의 모잠비크 코랄 FLNG(부유식 LNG 생산 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한 게 마지막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최종 후보엔 올랐지만 결과는 낙관할 수 없다. 최근 2년간 싱가포르, 중국이 해양플랜트 일감을 싹쓸이 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력 역시 국내 업체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셈코프 마린은 지난해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토일이 발주한 '요한 카스트버그'해양 플랜트 입찰에서 국내 조선 3사를 제치고 일감을 따냈다.

로열더치셀이 발주한 멕시코만 '비토 프로젝트'의 부유식설비(FPU) 물량도 오랫동안 거래가 많았던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유력시됐으나 셈코프 마린이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 낮은 인건비를 기반으로 저가공세를 퍼붓는 중국업체의 추격도 위협적이다. 글로벌 석유회사 BP가 올해 초 발주한 '또르뚜' 가스전 개발사업의 FPSO 입찰에서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중국 코스코 컨소시엄에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간 한국이 유력시됐던 해양플랜트 수주를 막판에 싱가포르와 중국에 뺏기면서 마지막까지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경우 20억달러의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인만큼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도 함께 고려해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형 수주마저 싱가포르에 밀린다면 한국이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크랩 댓글0

프리미엄 인기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