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실종 추정 여고생 부검·유전자 검사, 뚜렷한 외상은 발견 안 돼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부검한 결과 뚜렷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찰은 시신에서 골절 등 뚜렷한 외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사안을 판단할 수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소견 결과를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실종된 A(16·고1)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은 발견 당시 얼굴과 정확한 키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패해 신체가 눌리거나 압박받은 흔적이나 작은 상처 등은 육안으로 파악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시신의 얼굴은 누군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훼손된 것이 아닌 야외에서 부패해 알아보기 힘든 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검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장성분원에서 진행됐다.

국과수는 시신의 머리카락이 거의 없었던 점과 현장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 등도 규명할 예정이며,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정식 부검 결과를 받아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정밀 부검도 검토할 방침이다.

24일 오후 경찰이 국과수에 긴급 감정을 의뢰한 유전자(DNA) 분석 결과는 이르면 이날 중으로 확인돼 시신의 신원 파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시신 수습 과정에서 채취한 DNA 시료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부검 과정에서 또다시 DNA를 채취했다.

경찰은 A양의 휴대전화와 옷 등 유류품을 찾기 위해 이날 기동대 2개 중대 등을 동원해 시신 발견 현장 주변을 수색했으나 현재까지 특별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오르막 경사가 70∼80도에 달할 정도로 지형이 험준해 용의자이자 A양 아빠 친구인 김모(51)씨가 A양을 속이거나 위협해 산 위까지 데려갔을 가능성과 살해 뒤 시신 운반 과정에서 공범이 있었을 지 여부도 함께 수사 중이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평소 휴대전화를 2대 사용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제2의 휴대전화'가 김씨 명의 또는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폰’인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휴대전화에서 통화·문자 내역이 나올 경우 공범이 있는지 여부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양은 지난 16일 아르바이트 소개 때문에 아빠 친구를 만났다는 SNS 메시지를 친구에게 남긴 뒤 소식이 끊겼다. 실종 8일째인 24일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매봉산 정상 인근에서 경찰 체취견이 발견했다. 용의자 김씨는 16일 오후 A양의 어머니가 집을 찾아오자 뒷문으로 달아났다가 17일 오전 자택 인근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