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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닮아간 한국의 급진 페미니스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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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예멘 난민 둘러 싸고 '격리-남성 재교육' 주장...난민·인권 단체들 "보편적 인권 문제" 반발

트럼프와 닮아간 한국의 급진 페미니스트들 제주서 구호 물품 받는 예멘인 (제주=연합뉴스) 제주에 입국한 예멘인들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지난 18일 긴급 구호 물품을 받고 있다. 2018.6.19 [독자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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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의 급진 페미니스트들 일부가 제주도 예멘 난민들의 여성ㆍ어린이-남성을 분리 수용하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큰 비판에 직면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불법입국자 격리 수용 정책과 판박이 주장이다.

최근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같은 청원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 글에는 "이슬람 사람들은 여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애 낳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국내에 정착할 경우) 성범죄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등 인종차별적ㆍ남성혐오적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일부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제주도에 도착해 있는 400여명의 예멘 난민 중 90%를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 남성들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간주하며 여성ㆍ어린이들을 격리 보호하거나 우선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온라인 여성 중심 카페ㆍ블로그엔 '이슬람 남성들의 한국인 강간 모의 매뉴얼'이 나돌 정도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이슬람 남성들이 장애인 여성 등을 고의적으로 강제 성폭행한다는 내용이다.

유명 페미니스트인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난민 캠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난민 여성들에 대한 각종 성폭력과 상해, 살인, 협박, 갈취 등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는가부터 고심하는 것이 제주도 예멘 난민 정책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격리 수용의 필요성을 주장한 글로 해석될 수도 있는 내용이다. 그는 또 독일 쾰른 집단 성폭행 사건 등을 거론하며 "예멘 남성에게 여성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 여성혐오적 통념의 개선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이수 등의 의무화 방안 등이 체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사회적 비판은 거세다. 정혜실 이주민방송 공동대표는 공개 기고문을 통해 "어떻게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페미니즘을 앞세워서 다른 소수자인 난민을 억압하는 일에 동조하는 것을 넘어서, 혐오표현이 난무하는 글들을 쓰고 유포하고 청와대 청원까지 가게 되었는가"라며 "내면화된 인종주의 태도를 가진 일부 집단들이 페미니스트라는 외피를 입은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도 SNS에 글을 올려 "평소 '모든 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던 사람들조차 무슬림에 대해서는 공공연히 혐오감을 표출한다"며 "맹목적인 혐오와 공포감은 거둬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소수자인 한채윤 '비온뒤무지개재단' 상임이사는 "난민 혐오하면서 페미니즘 갖다붙이지 마라"며 "인간이 인간으로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자고 싸워온 것이지 '사람의 범주, 여성의 범주' 특정하게 정하려고 그동안 쌓여진 투쟁의 역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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