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美유엔인권이사회 탈퇴…개혁 요구했지만 속내는 '이스라엘 보호'(종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3초

美유엔인권이사회 탈퇴…개혁 요구했지만 속내는 '이스라엘 보호'(종합)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미국이 19일(현지시간) 유엔인권이사회(UNHRC)를 탈퇴했다. 비인도적 국가들이 이사회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지만, 이스라엘을 배격하는 인권이사회의 태도가 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이은 두 번째 유엔(UN) 기구 탈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유엔인권이사회를 탈퇴할 수 있다며 압박해왔다. 유엔이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반대하자 보복성 조치를 언급한 것이다. 당시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유엔 안에는 우리가 재정 지원을 삭감해야 할 많은 프로그램과 기구들이 있다"며 "우리는 실제로 가치가 있는 기구들을 지원하면 된다. 그것이 자발성의 원칙"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이스라엘을 배격하는 유엔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미국은 유엔의 각 프로그램과 기구들에서 하나둘 발을 뺄 수 있다고 이번 탈퇴를 통해 선언한 셈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유엔 인권이사회 탈퇴 결정을 발표했다. 헤일리 대사는 "인권이사회는 인권을 침해하는 자들의 보호자였고, 정치적 편견의 소굴이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비인도적인 정권들이 계속 조사를 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반이스라엘 편향성 비판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사국들)에게 여러번 기회를 줬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기회란, 미국이 제출한 중국, 베네수엘라, 쿠바, 부룬디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이사회에서 제명하자는 개혁안을 말한다. 미국은 인권 탄압국가들이 국제사회의 조사를 회피하고 개혁을 거부하기 위해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인권상황이 열악한 국가들까지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거센 비난을 받은 과거 '유엔인권위원회'를 대체할 기구로 2006년 새로 출범했지만, 인권침해 지적을 받는 국가들이 여전히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이 가입한 것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정부 당시 2009년이다. 논란이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업적으로 광고하기도 좋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이사회의 반 이스라엘 성향 때문으로 보인다. 2006년부터 유엔인권이사회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70회 이상 통과시킨 바 있다. 이는 이란 결의안보다 무려 10배나 많다. 미국은 앞서 지난해 10월에 유네스코도 반이스라엘 성향이란 이유로 탈퇴했다. 미국의 이번 인권이사회 탈퇴는 이 기구의 회원국 지위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아래 국제기구와 협정에서 발을 빼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세계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 그리고 유네스코, 이란핵합의(JCPOA)를 탈퇴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미국의 이사회 탈퇴가 '용감한 결단'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인권위는 편파적이고 적대적이며 반 이스라엘적인 기구로 인권보호라는 본래의 사명을 배반해왔다"고 주장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