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는 진짜 덜 해로울까…식약처와 살벌한 기싸움에 혼란 가중
최종수정 2018.06.13 08:54기사입력 2018.06.13 08:54
담배업계 "식약처 발표, 유해물질 감소 재확인"
타르 측정 오류는 '유감'…"소비자 혼란 우려"
한국필립모리스, 최신 임상연구 결과 발표 예정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타르 함유량의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으며, 배출물의 구성성분과 각 유해물질의 양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타르를 측정해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유해물질(성분)을 측정하는 것을 권장합니다."(한국필립모리스)

"식약처가 타르 함유량을 들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평가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보건복지부가 도입하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고그림 도입에 있어 암과의 연관성을 입증할만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습니다.'(BAT코리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가열 담배) 유해성 분석 발표 이후 담배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살벌한 기싸움이 거듭되고 있다. 담배업계는 식약처의 타르 측정 방식 오류를 지적하며, 식약처가 타르 수치에 초점을 맞춘 데에는 '의도성'이 있을 것이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식약처가 '덜 해로운 담배'로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덜 해롭지 않다'는 공식 결론을 내렸지만, 평가 측정 등을 문제 삼는 담배업계 측 반발로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와 글로를 판매하는 BAT코리아는 식약처의 유해성 분석 발표에 대해 계속 반발하면서 해명을 요구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BAT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해하기 어렵고 오도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BAT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배출량이 일반 담배보다 적다는 분석 결과와 관련 "BAT의 검증된 자체 연구결과와 부합한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잠재적 유해성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놀랍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BAT는 또 식약처의 타르 수치 분석 결과에 대해 독일연방위해평가원 등의 의견을 근거로 "찌는 방식의 궐련형 전자담배와 태우는 방식의 일반 담배를 같은 방식으로 비교하는 것은 오도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타르는 일반 담배를 연소시켰을 때 발생하는 연기 가운데 수분과 니코틴을 제외한 나머지를 총칭하는 것으로, 담배 규제의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


한국필립모리스도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식약처 분석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에어로졸(증기)에 포함된 9종의 유해 성분 함유량이 일반 담배에 비해 평균 90% 적게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식약처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배제하고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만큼 유해하다는 것을 시사하기 위해 분석 결과 가운데 타르 수치에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필립모리스 측은 "타르는 태우는 일반담배의 연기에 적용되는 개념이며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며 식약처의 해명을 요구했다.

식약처는 지난 7일 시판 중인 아이코스, 글로,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5가지 성분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타르는 일반 연초 담배에 비해 더 많이 검출된 제품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담배업체들은 일반 연초의 국제공인분석법인 ISO법과 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그대로 적용해 분석한 것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최근 출시돼 연구사례가 많지 않고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법도 없는 실정"이라며 "이번에 궐련형 전자담배 분석을 위해 일반 담배 공인분석법인 ISO 및 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맞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담배업체인 KT&G 측은 "정부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조사에 대한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궐련형 전자담배 또한 일반적인 담배의 범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KT&G는 일반담배 판매비중도 높기 때문에 식약처의 결과 발표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는 식약처의 이번 발표와 오는 12월부터 적용되는 경고그림 부착 등으로 시장이 냉각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해 6월5일 아이코스가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한 이후 열풍을 불러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당시 5월에 전자담배 판매량은 20만갑이었다. 1년이 지난 올해 4월, 월 판매량은 2810만갑을 기록했다. 100배 이상, 즉 1만 %를 넘는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전자담배의 시장점유율도 조사를 처음 실시한 지난해 11월 7.3%에서 올 4월 9.4%로 늘었다. 흡연자 10명 중 1명 정도가 전자담배로 갈아탄 셈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경고그림을 포함해 전자담배를 규제하려는 보건당국의 정책이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폐암 유발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가 없고 일부 국가에서는 일반담배보다 발암물질이 80% 이상 적다는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일반담배와 동일하게 규제하고 제대로 된 기준 없는 발표는 규제를 위한 규제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필립모리스는 오는 18일 최신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아이코스를 이용한 약 1000명의 성인 흡연자를 대상으로 6개월 간 연구한 것이다. 이날 발표에서는 간접 노출과 치아 변색 등에 대한 연구 결과도 발표된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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