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통일계산서]北 광물자원 경제가치, 정말 '7500兆'나 될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9초

[통일계산서]北 광물자원 경제가치, 정말 '7500兆'나 될까? (사진=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경제협력 사업이 활발히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 이슈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대략 4000조~7000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막대한 부존자원이 잠들어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자원의 채굴 및 운송을 위한 설비투자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채산성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북한 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이 큰 이유는 북한에 막대한 양의 부존자원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약 200여종의 광물자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중 경제성이 있는 자원은 20여종으로 추정된다. 해당 자원들의 가치는 광물자원공사 추정 3조9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4170조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많게는 7조달러(약 7500조원)까지 추정되는 북한 광물자원을 개발하면 주요 광물자원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일계산서]北 광물자원 경제가치, 정말 '7500兆'나 될까? 북한의 주요 탄광(자료=북한지하자원넷)

[통일계산서]北 광물자원 경제가치, 정말 '7500兆'나 될까? 지난 2007년 8월 남북한 지하자원공동조사단이 채취한 광물 샘플. 전융마그네시아, 아연광 등의 광물샘플이 채취됐었다. (사진=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과거 소규모 형태지만 남북한 간 광물자원 경제협력이 시도되기도 했다. 2003년 이후 광물자원공사와 민간기업들이 북한과 소규모로 합작투자를 실시해 북한 광산에 대한 실사와 투자조건을 검토하는 등 왕래가 있었다가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5.24 조치가 내려지면서 전면 중단됐다. 북한에는 철광석, 무연탄, 마그네사이트, 텅스텐, 몰리브덴 등 주요 광물자원이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철광석과 흑연, 마그네사이트 등의 부존량은 세계 10위권 안에 들 정도로 많을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대북제재가 완화돼 남북 광물자원 협력사업이 재개된다고 해도 이 막대한 부존자원의 '채산성'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1990년대 300만명 이상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고난의 행군'시기 이후 전기, 철도, 도로운송 등 기본 인프라가 철저히 낙후된 북한의 상황을 고려하면 먼저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통일계산서]北 광물자원 경제가치, 정말 '7500兆'나 될까? 2000년 이후 연도별 북한의 발전설비용량 변화(자료=통일부)



북한이 막대한 부존자원을 가지고도 광물생산량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먼저 심각한 '전력난'이 자리잡고 있다. 통일부에 의하면 2016년 기준 북한의 발전설비용량은 766만kw로 남한의 7.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총 발전량은 239억kwh로 남한의 4.4%밖에 되지 않는다. 발전설비 노후로 전체 설비용량의 30% 가량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기본적으로 광산을 운영할만한 전기가 몹시 부족한 상황이다.


채굴한 자원들의 운송 또한 문제다. 보통 광물자원 운송에는 철도와 해운을 이용하는데 북한은 이 두 운송수단이 모두 열악한 형편이다. 먼저 철도는 70% 이상이 일제시대 건설돼 개보수 부진에 따라 시설 노후화가 심각하다. 또한 전체 철도노선의 전철화율은 79.8%로 매우 높은데 비해 앞서 살펴본 전력난으로 인해 기차 속도가 매우 느려 시속 30~40km 정도 속도로 운행된다. 남북 철도 연결과 함께 이러한 기본적인 철도 인프라를 대폭 개선시키기 이전에 빠른 화물수송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일계산서]北 광물자원 경제가치, 정말 '7500兆'나 될까? 2000년 이후 연도별 북한의 대중국 광산물분야 무역실적 그래프. 수출이 크게 늘지 못하는 이유는 전력난과 수송능력 부족, 중국의 수입 감소 등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자료=북한지하자원넷)



해운은 보다 심각하다. 북한의 항만시설은 6.25 전쟁 중 거의 대부분 파괴되었다가 이후 소련과 중국의 원조로 일부 복구됐으며 무역항 8개, 원양수산기지항 5개, 어항 30여개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구들의 하역능력은 2015년 기준 4156만톤(t) 정도로 한국의 4%에 불과하다. 대대적인 항만시설 확충을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태다.


결국 북한의 수천조원에 달한다는 지하자원들은 매력적이지만, 이것이 정말 유의미한 자원이 될때까지 들어가야할 시설투자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 또한 북한의 광물자원 부존량은 대부분 북한의 자료에 의지한 것이고, 이 자료들은 외자유치를 목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돼있는 상태다. 실제 정밀조사가 실시되면 예상보다 부존량이 적게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이 기사와 함께 보면 좋은 뉴스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