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핏 체험] 시급한 체중감량, 강력한 '크로스핏'으로 가능하다?

소방관·격투기 선수의 체력훈련 운동으로 유명세…역도와 육상, 체조와 맨몸 운동 등 지루할 틈 없는 본격 '크로스 오버' 운동

최종수정 2018.11.21 16:35기사입력 2018.05.23 18:00
운동이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겨우내 그렇게 가볍게 음식을 먹어치우지 않았을텐데…. 크로스핏 체험 내내 머릿 속을 관통한 하나의 생각은 오로지 "먹지말자"였다.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최종화 PD] 입하(立夏, 양력 5월 5일)가 지났다. 겨우내 꽁꽁 싸매기만 하느라 몸이 얼마나 불었는지 확인도 채 못했는데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 거울 앞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무슨 변명이 필요할까, 서둘러 감량에 돌입하려 몸무게를 측정하니 하루 이틀 헬스장 가는 거로는 어림없을 숫자가 나왔다. 다급한 마음으로 검색 끝에 마주한 ‘크로스핏’. 단시간 내 최대한 운동신경을 끌어내 고강도로 진행되는 운동에 겁도 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나날이 더워지는 날씨와 인생 최고치를 가리키는 몸무게 사이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운동 강도와 무시무시한 부상 후일담이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결국 소방관과 격투기 선수들의 체력훈련 운동으로 알려진 크로스핏의 세계로 직접 뛰어들게 됐다.

풀업(턱걸이) 동작을 수행하지 못하는 필자를 위해 김경민 대표는 업라이트로우 동작을 맞춤형으로 스케일링(비레축소) 해줬다. 이 같은 시스템은초보자도 크로스핏 적응이 어렵지 않게 해준다.
지루함 없이 매일 새롭게, 초보자 위한 배려까지

취재차 찾은 짐 박스는 대학로에 위치한 리복 크로스핏 마루 체육관. 비교적 한산한 오후였지만 클래스를 찾은 회원이 하나둘씩 모이자 어느새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천장에 설치된 짐 링, 가지런히 정렬한 케틀벨과 바벨, 높이가 상당해 보이는 나무박스들과 정체 모를 밧줄까지…. 도구와 분위기에 압도당해 그길로 발 돌려 다시 나가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강한 손길이 어깨를 꽉 잡았다. 미소로 인사를 건넨 여성은 이 박스를 이끌고 있는 김경민 대표. 눈웃음이 매력적인 인상과 슬림한 체형에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알고 보니 이 분, 종로구 생활체육 역도연합회 회장에 크로스핏 레벨2 트레이너였다. 김 대표는 “초보자는 그에 맞게 난이도를 조절하는 ‘스케일링’이 동반되니 겁 먹지 말고 적응하면 운동을 즐길 수 있다”고 필자를 설득했다. 결국 기초 동작을 배우고 실제 회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먼저 크로스핏은 달리기·로잉 등의 유산소 운동과 푸시업·버피 테스트·스쿼트로 대변되는 맨몸운동, 여기에 역도와 체조 동작 등 다양한 종목을 복합적으로 구성하는 운동으로 2000년 미국의 그레그 글래스먼이 고안, 보급한 운동방법론이다. 심폐지구력, 균형감각, 스태미너, 속도 등 열 가지 영역의 육체 능력을 골고루 극대화하는 이 운동은 자신의 체력에 맞게 강도 조절이 가능하며, 매일 프로그램이 변경돼 지루함 없이 꾸준히 운동할 수 있어 빠르게 대중화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역도와 체조 동작을 응용한 프로그램 역시 충실히 초보자 과정인 온램프를 이수하면 크로스핏 프로그램에서 응용할 수 있다.

역도와 체조 동작을 피트니스로 소화할 수 있다?

상당한 두께를 자랑하는 필자의 팔뚝에 근육은 없었다. 기초 동작 학습 과정에서 배운 ‘풀업(턱걸이)’은 고무밴드를 감고 시도했음에도 1개 성공하기가 어려웠을 정도. 버피 테스트는 3개를 하고 나자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다. 웜업 운동으로 한 달리기가 그나마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동작임을 인지하자 절망감이 몰려왔고, 철봉에 매달려 버티는 ‘턱홀드’ 동작을 할 땐 복근과 코어가 아니라 애꿎은 안면근육이 온 힘을 다해 운동하고 있었다.

3피트 길이의 바를 들고 들어 올리는 동작에서 몸 전체 유연성을 기르는 ‘오버헤드 스쿼트’는 달리 중량을 싣지 않았음에도 몸에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고, 한쪽 팔에 덤벨을 들고 스쿼트를 반복하는 ‘원 암 덤벨 스쿼트’는 마지막 남아있는 한 줌의 영혼까지 깡그리 갈취해갔다. 세상에 즐겁고 행복한 운동 동작이 있을까? 수 분간 일대일로 동작을 배웠음에도 로잉머신의 케이블은 멋대로 움직이고, 프로그램 후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시간엔 별 힘도 못 쓴 근육들이 자기주장을 펼치기 시작해 우렁찬 비명만 새어나왔고, 결국 얼굴과 비명으로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니 허무함과 실망감이 온몸에 내려앉았다. 그나마 중간에 도망가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으로 취재를 매조졌다.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크로스핏 프로그램 중 역도·체조 동작의 전문성 및 부상위험에 대해선 크로스핏 입문자 대상 1개월 동안 진행되는 초보자 과정인 ‘온램프’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수한 경우 기초 동작 습득엔 무리가 없다고 크로스핏 코치들은 조언한다. 중급자 및 상급자의 크로스핏 프로그램 중 발생하는 부상의 경우는 대부분 경쟁 과정에서 기록 욕심에 자신의 체력을 넘기는 횟수 또는 중량을 시도하다 발생하므로 코치의 지시를 우선해서 따를 것을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체육관을 나서며 다신 이곳을 찾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턱걸이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체력으로 살다간 언제 죽거나(?)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으리란 불안감이 엄습했고 결국 이틀 뒤 제 발로 박스를 다시 찾게 됐다. 쇼펜하우어는 “삶은 고통의 연속”이며 “결국 고통은 삶의 목적”이라 규정했던가. 필자는 그저 고통 끝에 찾을 행복이 크로스핏 너머에 있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이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최종화 PD fina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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