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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상징 '은마아파트' 규제 고삐에 몸값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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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상징 '은마아파트' 규제 고삐에 몸값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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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의 상징, '학세권' 프리미엄 대표주자…. 1979년 건축해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는 은마아파트는 단지 규모는 물론 상징성 측면에서도 관심의 초점이다. 14층 28개동 4424가구로 이뤄진 은마아파트 주변으로 대치동 학원가가 조성돼 있다. 노후 아파트인 관계로 내부 시설은 낡았지만 재건축 이후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면 몸값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2003년 12월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결정이 나올 때만 해도 사업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15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까지도 언제 재건축이 본격화할 것인지 불투명한 상황은 변함이 없다.

재건축 사업의 내용과 방향을 둘러싼 논란, 서울시 등 관계 기관과의 견해차 등이 맞물리면서 추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게 원인이다.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강남 노른자위 땅이라는 입지적 장점을 토대로 재건축 대장주 지위를 잃어버리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망라한 8ㆍ2 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은마아파트 몸값은 상향 곡선을 이어갔다. 전용면적 84.43㎡는 지난해 9월 14억3500만원, 10월 15억8500만원, 11월 16억원, 12월 17억2000만원 등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올랐다.


올해 1월에는 18억원에 이르렀다. 불과 3~4개월 사이에 3억~4억원이 오른 셈이다. 강남 집값은 결국 오를 수밖에 없다는 믿음을 토대로 '마이웨이' 행보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났다. 정부 정책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 길게 보고 투자의 방향을 정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장밋빛 전망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계속 오르기만 했던 아파트값도 2월 이후 흔들리고 있다. 2월 17억2500만원, 3월 17억2700만원에 거래됐다. 더욱 문제는 거래 절벽이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4월에 은마아파트 매매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4424가구 대단지인 은마아파트의 거래 실종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은마아파트는 다양한 규제를 적용받는 단지로써 재건축 사업의 바로미터라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흔들리면서 거래가 안 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를 사려고 하는 사람이나 팔려고 하는 사람이나 모두 관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4월의 거래 침묵은 5월에 깨졌다. 전용 84.43㎡가 1건 거래됐는데 가격은 17억원으로 올해 고점보다 1억원 낮은 가격이다.


KB부동산에는 가격이 16억5000만원까지 떨어진 은마아파트 전용 84.43㎡ 매물이 등재돼 있다. 은마아파트 부동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또 다른 원인은 '재건축 부담금' 변수다. 반포현대의 후폭풍은 강남 재건축 단지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반포현대조합이 1차로 제출한 부담금 추정액은 1인당 850만원이었다. 하지만 서초구청은 16배나 많은 1인당 평균 1억3569만원의 재건축 부담금을 통보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재건축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연말부터 부동산시장을 견인했던 강남 재건축 단지의 상승 동력은 막대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반포현대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금액의 재건축 부담금을 통보받으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반포현대 사례는 정부의 강남 재건축 핀셋 규제의 실상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매수자가 재건축 아파트를 기피하면 팔기도 쉽지 않다. 가격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인데 조정기는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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