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케어,이렇습니다]②약사회 "약사 '감정케어' 중요해질 것"
최종수정 2018.05.16 10:30기사입력 2018.05.16 10:30
-약 복용 주의사항 알려주는 건 약사 몫
-최저임금 큰 타격…카드수수료도 부담
-1차 의료 활성화 정책적인 배려 필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주요 의약단체가 내년도 진료비 인상액을 결정하기 위한 요양급여 비용(수가) 협상을 시작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의료계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전면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생존권을 걸고 '적정 수가'를 관철시키기 위한 의약 단체들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아시아경제는 각 의약단체장 인터뷰를 통해 문 케어를 둘러싼 입장을 들어보고, 첨예한 쟁점들을 살펴본다.<편집자주>

"고령화 시대의 찾아가는 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은 '약'이다. 약 복용의 문제점, 주의사항 등을 고령자에게 알려주는 역할은 약사가 해야 한다. 그런데도 문재인 케어에서 약사들은 철저히 소외돼 있다."
15일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문재인 케어를 100% 반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약사를 비롯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에게 골고루 역할이 분담되고 형평성있게 (정부 정책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서운함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사실 약사회는 비급여의 급여화를 큰 뼈대로 하는 문재인 케어와 직접적 연관은 없다. 약사회도 그동안 문재인 케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런데도 조 회장이 '소외'를 언급한 것은 큰 틀에서 '보장성 확대'라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약사들의 정책 참여가 미미하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지난 2월 초 약사회는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와 함께 문재인 케어 실무협의체에 치의계, 한의계, 약계의 참여도 보장해달라는 공동 성명을 내기도 했다. 급여화 검토 분야를 의과 내용으로만 진행하는 것은 '반쪽'짜리 정책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조 회장은 "그동안 여러 문제 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진 것은 없다"면서 "직능 중에는 경쟁이 되고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 객관성, 형평성을 가지려면 다른 유형의 단체도 만나는 것이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약사ㆍ약국 서비스 '문 케어'에 포함해야"= 지난해부터 약사회는 보건복지부에 수가 개선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관련한 요구사항을 건의해왔다. 그동안 배제됐던 약사ㆍ약국 서비스를 문재인 케어에 포함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서울시약사회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 방안으로 대체조제 활성화, 성분명 처방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약사회는 '밀린 숙제'라고 표현했다.

조 회장은 "병원에서 환자 안전이 큰 이슈지만 필수 인력에서 약사는 빠져 있다"면서 "병원 내 환자 안전사고는 낙상, 약화사고가 주를 이루는데 약물 복용 후 현기증으로 인한 낙상을 포함하면 약물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 비중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사가 필수인력에 들어가야 수가가 만들어지고 직능을 활용한다. 나아가 외래에서 환자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약사회에서 대안을 제시하는데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대 흐름에 따라 약사의 역할도 바뀌는 만큼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조 회장은 "고령화 시대에 찾아가는 서비스를 의사, 간호사 쪽으로만 생각하는데 실질적으로 만성질환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약"이라며 "질병은 의사가 설명하겠지만 약 복용의 문제점, 주의사항 등을 알려주는 역할은 약사가 한다. 약사의 '감성케어'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타격 커…신용카드 수수료도 부담= 현재 약사회에서는 약국 조제수가 협상이 화두다. 약국 수가는 의료행위와 달리 스스로 새로운 행위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오로지 수가협상 인상률과 처방전수 증가(자연증가분)에만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 과도한 신용카드 수수료,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 약가 인하로 인한 약가차액 손실비용 부담 등도 악재다. 약사회에 따르면 약국 비용 중 인건비 비중은 65.6%로 다른 유형에 비해 커서 최저임금 인상의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제수가 인상분을 잠식하는 신용카드 수수료도 골칫거리다. 약국 보험청구액 가운데 보험수가는 25%이고 나머지 75%는 약값이다. 실거래가상환제에 따라 약값에 마진도 없는데 카드수수료까지 더해져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약사회의 설명이다. 약사회 연구용역 결과 지난해 기준 신용카드 사용량이 50%일 때 카드 수수료는 연 300억원, 75%일 땐 454억원으로 추정됐다. 약국 조제수가 인상 총액은 1248억원이었다.

수가 계약에서 약국 유형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이유다. 약국의 수가점유율은 2012년 9.0%에서 지난해 7.8%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지속적인 보장성 확대로 병원 수가 점유율은 50.2%에서 53.3%로 올랐다. 조 회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병원급 의료기관 수가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약국, 의원의 경영 안정과 1차 의료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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