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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엘리엇 끼어들자 '주가경로 재탐색'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2초

지주사 전환 새 제안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주가에 긍정적
현대차·모비스·기아차 수혜주 떠올라 투자자들 셈법 복잡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서를 보내면서 현대차 계열사들의 주가 향방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엘리엇의 새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룹 입장에서는 기존 제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현대모비스 주주들을 설득해야하는 부담이 커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엘리엇이 공식 서한을 보낸 이후 지난 24~25일 이틀간 현대차는 2.82% 상승하며 16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종목 2위에 현대차(249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기관도 18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현대모비스기아차는 24일 소폭 상승세를 보이다 다음날 하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반대로 현대글로비스는 1%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다 다음날 상승하며 하락분을 일부 회복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뒤 지주사로 전환하라'는 엘리엇의 제안에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앞서 그룹이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AS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글로비스가 수혜주로 부상하며 급등했었다. 글로비스가 아닌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등 3개사의 주식을 약 1.5%(10억달러) 보유하고 있는 엘리엇의 새 제안에 이제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가 수혜주로 떠오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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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엘리엇 끼어들자 '주가경로 재탐색'


엘리엇의 제안서에는 현대차와 모비스 합병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 외에 ▲현대차와 모비스 각각 6조원 규모 특별배당 지급 및 자사주 소각 ▲현대차·기아차·모비스 배당성향 각각 40~50%로 상향 ▲이사회 개편 및 정관 변경으로 투명경영 확대 등이 담겼다.


전문가들 사이에 엘리엇의 주장은 반대주주 결집을 통한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진단이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불필요한 세금 지출, 불합리한 분할ㆍ합병비율, 불충분한 주주 환원정책 등을 담은 엘리엇의 제안이 AS사업 분할 적정성 논쟁을 제거하고 유보이익 축소를 통해 자본 효율성 확대를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무엇보다 정몽구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모비스 중심의 그룹 성장 역사가 종식되고 일반 경쟁사들처럼 완성차 조립과 부품 모듈 및 AS를 하나의 회사로 묶는다는 점에서 일반주주의 공감 확대가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앞서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글로비스와 모비스의 합병비율이 글로비스에 유리하게 정해지면서 총수 일가는 이익을 보고 모비스의 소액주주들은 손해를 본다"고 주장하고 나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다.


엘리엇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주주들에게는 여전히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주요 3사의 주가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엘리엇이 현대차와 모비스의 대규모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있고 모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으며 기아차 또한 보유하고 있는 모비스 지분가치가 현금화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음달 29일 열리는 모비스와 글로비스 주주총회에서의 그룹 개편안 통과가 관건이다. 그룹 내 특수관계인 의결권은 모비스가 약 31%, 글로비스가 약 51.4%로 모비스의 경우 이번 안건 통과를 위해 약 15% 이상의 외부 주주 동의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엇의 지분은 1.5%에 불과해 단독으로는 그룹 개편안을 막을 수 없지만 외국인 등 소액주주들이 같은 편에 설 경우 불확실성이 커진다. 모비스의 외국인주주 지분은 48.07%(25일 기준)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합병글로비스 주가가 높을수록, 존속 글로비스 주가가 낮을수록 주식 양수도 거래시 대주주에게 유리하다고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그러나 존속 모비스 가치가 낮게 평가될수록 모비스 주가가 부진하게 되고, 모비스 주가가 부진할수록 모비스 주주들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의구심이나 불만을 갖게되면서 주총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결국 그룹은 개편안 통과를 위해 모비스 주주들에게 확실한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제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모비스 주주를 설득시킬 수 있는 가시성 높은 성장비전과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모비스의 핵심 부품 사업은 삼성전자, LG전자의 자동차 부품사업과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동차 최상위 회사로서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가총액, 수익성, 재무구조가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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