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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대처…성추행 교사 '수업 배제'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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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사립 중학교 등 학교에서 연이어 '스쿨미투'
학교는 성추행 의혹 교사 '수업배제'로 책임 회피
2차 피해 방지·성 인지 교육 등 부재…학생들, 교육당국에 대처 촉구

미흡한 대처…성추행 교사 '수업 배제'로 끝? 교사의 성폭력을 폭로하며 '미투(#Me Too)'에 나선 졸업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재학생들이 창문에 '위드유(#With you)' 문구를 포스트잇으로 붙였다. (사진=용화여고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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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최근 중ㆍ고등학교에서 연이어 교사들의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의 미흡한 대처로 학생들이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성추행 의혹 교사의 수업 배제 이외에 '성 인지 교육 강화' '2차 피해 방지' 등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노원구의 한 기독교계 사립 중학교 소속 목사의 성추행을 폭로하는 '스쿨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종교과목 수업에 (문제의) 목사가 들어온다"며 "(목사가) 굳이 의자를 당겨서 신체접촉이 필요하지 않아도 되는 허벅지나 가슴, 다른 부위를 만지거나 쓰다듬었다"고 폭로했다. 해당 목사는 폭로 글이 올라오기 전 이미 학부모로부터 학생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해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서 불구속 기소로 조사를 받는 상황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는 즉각 해당 목사를 수업에서 배제하는 조치만 취했다. 학생들은 2차 피해에 노출됐다. 졸업생이라고 밝힌 A양은 "성추행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동네에서 가해 목사와 종종 마주쳐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일부 학생은 목사로부터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문자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재학생 B양은 "논란 이후 수업에서 해당 목사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는 선생님들이 종종 있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를 떼기 급급했고, 성 인지 교육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 관계자는 "수업에서 배제했으면 됐지 무슨 조치가 더 필요하나"라고 짧게 답했다.

미흡한 대처…성추행 교사 '수업 배제'로 끝?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 등이 연대해 온라인을 통해 스쿨미투 지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미투 폭로가 나온 학교들에서 학생들의 2차 피해가 반복되고, 학생들이 문제 해결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이어지자 학생들이 연대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학생과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노원 스쿨 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은 지난 24일부터 온라인에서 '스쿨 미투 지지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교사의) 성범죄는 은폐되기 일쑤였고, 가해 교사의 처벌은 아주 미미했다"며 "오히려 고발 당사자가 징계를 받거나 역고소를 당하고 2차 피해를 보는 일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10대 요구안'으로 '당사자의 목소리 경청' '서울시교육청의 철저한 감사'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성 평등ㆍ성 인지 교육 시행' 등을 촉구했다. 현재 스쿨 미투 지지운동엔 시민 900여명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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