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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도 겁나서 못갈판'…3월 개인서비스물가 최대폭 올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0초

최저임금發 물가상승 여파…"눈치보던 서비스업종들 속속 인상"
가사도우미비용 1년8개월 만에 9% 상승…"속도조절 잘 해야"


'미용실도 겁나서 못갈판'…3월 개인서비스물가 최대폭 올라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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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오랜만에 단골 미용실을 찾은 직장인 김모(41)씨는 미용 가격이 대폭 오른 사실을 알게 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2만1000원이었던 이발료가 2만5000원으로 4000원이나 올랐다. 미용실 측은 어시스턴트처럼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인력들의 인건비가 대폭 올라 가격에 반영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여기저기서 체감물가가 올랐다는 얘기를 많이 듣긴 했지만 직접 체감하니 당황스럽다"며 "다른 미용실을 찾아보거나 머리를 자르는 횟수를 좀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며 육아도우미를 고용하고 있는 서모(33ㆍ여)씨는 최근 도우미로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받았다. 도우미는 지난해부터 아이의 어린이집 등하원을 도와주면서 시간당 1만원을 받고 있는데 이 가격을 1만2000원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육아도우미 알선 업체에서도 연회비와 시간당 비용이 일제히 인상돼 도우미를 바꾸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씨는 "앞으로 수년간 도우미 비용이 계속 인상될 것 같아 직장을 그만두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미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고 있어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전반적으로 인건비가 오르면서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미용실도 겁나서 못갈판'…3월 개인서비스물가 최대폭 올라



개인서비스 관련 물가 폭등세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물가가 일제히 올랐는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소비진작을 위해 저소득층의 임금을 인상시킨다는 취지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시켰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저임금 이상이 지급되고 있는 직종에서도 그동안 올리지 못했던 가격을 이번 기회에 반영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 중 개인서비스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6% 올랐다. 한은이 관련 항목의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폭 상승이다. 개인서비스물가지수는 미용관련서비스, 세탁, 기타개인서비스 등을 포함하는 지수로 지난 1월부터 상승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전월대비 상승률이 0.1~0.3%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1월에는 0.5%, 2월 0.6%로 올랐다.


이 중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건 기타개인서비스다. 가사도우미, 간병인, 산후조리원, 대리운전이용료, 장례비 등의 서비스를 포함하는 기타개인서비스는 3월 3.7%나 올랐다. 이 역시 지난 1월 0.3%, 2월 0.5%로 조금씩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 상승폭을 크게 키운 것이다. 미용관련서비스와 세탁은 지난달 각각 0.7%, 0.2% 상승했다. 특히 가사도우미의 경우 지난달에만 9.3%가 올라 전체적인 상승세를 견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가사도우미 비용이 1년 8개월 만에 오르면서 높은 상승률을 보인 영향이 컸다"면서도 "최저임금이 예년보다 많이 올라 전혀 영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인건비가 대폭 오른 건 개인서비스 뿐 아니라 서비스업종 전반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지난 1월에는 시간당 임금이 적용되는 청소소독및시설유지, 인력공급및알선의 경우 각각 4.6%, 3.5%씩 급등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 뿐 아니라 서비스업계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되는 건 실질소득 증가라는 정부의 의도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속도조절이 잘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일부 계층의 지출만 늘어나게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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