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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전자담배 쓸어가는 中 보따리상…하루 물량 1시간 만에 동났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5초

다이궁 면세점서 궐련형 전자담배 싹쓸이
면세점, 전자담배 매출 효자 상품 등극
개점시간 전부터 꼬리물기…물량 부족 '발동동'


[르포]전자담배 쓸어가는 中 보따리상…하루 물량 1시간 만에 동났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의 한 전자담배 매장이 중국인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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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춘한 수습기자] "전자담배 기기가 벌써 다 팔렸다고요? 이거 사려고 30분을 줄 섰는데…."(롯데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메이린(40ㆍ남)씨)

19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 9층 면세점. 개점시간에 맞춰 면세점 문 앞에는 수십명의 중국인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한 손에는 휴대전화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보따리상(다이궁)들이 눈에 띄었다.


최근 전자담배의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궐련형 전자담배인 필리모리스의 아이코스 매장은 9층 면세점 입구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다. 입장이 시작되자 10여명의 중국인들이 순식간에 아이코스 매장 앞에 몰렸다. 대기줄은 시간이 지날수록 길어져 20여명 정도가 길게 꼬리를 물었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중간에 줄 서 있던 중국인 샤오궈(37ㆍ남)씨는 "LG생활건강의 후 화장품과 아이코스를 사기 위해 왔다"며 "특히 중국에서 아이코스 인기가 매우 높은데 줄이 길어 얼만큼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르포]전자담배 쓸어가는 中 보따리상…하루 물량 1시간 만에 동났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의 한 전자담배 매장 상품이 모두 팔린 모습.


궐련형 전자담배가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면세점 전자담배 매장이 연일 북새통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물론 '캐리어족' 이라고 불리는 다이궁들까지 전자담배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자담배는 화장품에 이어 다이궁들의 구매 상위리스트에 꼽히는 쇼핑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10층에 위치한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 매장 상황도 비슷했다. 매장에 준비된 기기는 순식간에 동이 났다. 중국인들은 매장 직원에게 직접 사진을 보여주며 적극적으로 제품을 문의했다. 다이궁들은 실시간으로 휴대전화를 활용해 현지 고객들에게 사진을 전송하기도 했다. 매장 직원은 "현재 물량이 부족해서 하루 100개 정도만 입고되는 상황"이라며 "그것도 중국인들이 다 사가서 1시간 만에 완판되기 일쑤"라고 귀띔했다. 뒤늦게 매장을 찾은 중국인들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물건이 언제 다시 들어오는지 매장 직원에게 묻기도 했다.

[르포]전자담배 쓸어가는 中 보따리상…하루 물량 1시간 만에 동났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에서 중국인들이 전자담배를 살펴보고 있다.



전자담배가 중국인 구매 품목 1순위로 떠오르면서 면세점의 관련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롯데면세점의 전자담배 매출은 본격 판매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월 평균 40.8%씩 성장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상황도 비슷하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전자담배는 주로 공항 면세점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처음 전자담배 매장이 입점했고 매출은 월 평균 20%~30%씩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신라면세점 서울점 아이코스 매장 역시 중국인들로 북적였다. 두 명의 매장 직원은 고객 응대는커녕 계산하기에도 벅찬 모습이었다. 직원들은 중국인들의 상품 문의에 일일이 답변하고 계산 하느라 지친 모습이었다. 1시간 뒤 직원 한 명이 추가돼 겨우 숨을 돌렸지만 여전히 10여명 가까이 되는 중국인들이 전자담배를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 곳의 한 매장 직원은 "매일 이같은 전쟁이 치뤄진다 "면서 "전자담배를 찾는 중국인 손님들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중국인들이 이토록 전자담배에 열광하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담배 소비국이자 생산국이지만 중국 내에서 전자담배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세계 흡연자 3명 중 1명은 중국에 살고 이들이 세계 전체 담배의 44%를 소비한다. 전체 인구에서 흡연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7%로 세계 평균(22%)보다 훨씬 높다.


[르포]전자담배 쓸어가는 中 보따리상…하루 물량 1시간 만에 동났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라면세점의 전자담배 매장이 중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실제 전자담배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크다. 세계 전자담배 시장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한 해 전자담배 3억개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유통되는 전자담배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전자담배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외국 담배 판매가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업체에서 전자담배를 수출하고 싶어도 쿼터(수출입 한도량)가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까닭에 중국내에서 수요가 많지만 구하기 어려워 면세점에 와서 줄을 서서 사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춘한 수습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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