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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 힘들다"…'먹는 물가' 제일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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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 힘들다"…'먹는 물가' 제일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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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근 2~3년 사이에 식료품과 음식서비스 등 먹는데 쓰는 물가가 유독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기·가스 등 주택관련 비용과 문화·오락 비용 등의 항목은 상승률이 낮았고 통신비는 오히려 감소하기까지 했다. 먹고 사는데 들어가는 돈이 다른 항목에 비해 많이 필요하다 보니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도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올해 1분기까지 국내 식료품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8%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10여가지 대표 품목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는 5년에 한번씩 대표 품목과 품목별 가중치 등을 조정하는데 현재 물가는 2015년을 100으로 놓고 상승률을 계산하고 있다.

식료품에 이어 음식서비스 품목이 6.9% 올라 대체적으로 먹는 것과 관련된 지수가 크게 상승했다. 이는 해당 기간 동안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인 4%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먹고 살기 힘들다"…'먹는 물가' 제일 많이 올랐다



식료품과 음식서비스를 구성하는 품목 중에서 상승률이 높은 제품은 채소 및 해조류가 22.4%였다. 이어 소주(외식) 20%, 김밥 17%, 과일 13%, 갈비탕 12% 순이었다. 대부분의 구성품목이 많게는 20%에서 적게는 4~5% 이상 가격이 올랐다.


불과 3년 만에 식료품비가 치솟으면서 엥겔계수도 크게 올랐다. 엥겔계수는 가계의 소비 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지난해 1~3분기 엥겔계수는 13.8%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2% 가량 상승했다. 2000년 13.9%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소득은 크게 늘지 않는데 식료품 가격은 오르니 엥겔계수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가계의 월평균 실질처분가능소득은 전년 대비 2.8% 줄었다. 실질처분가능소득은 가계의 소득에서 이자, 사회보험료,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수치다.


실질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15년 4분기 0.8%를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 중에 있다. 소득증가율보다 세금이나 물가의 오름폭이 더 크다는 뜻이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실질처분가능소득의 부진은 가계의 구매력 저하를 통해 내수부진을 초래하고 장기적으로 국내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먹고 살기 힘들다"…'먹는 물가' 제일 많이 올랐다



먹는 물가는 크게 오른데 비해 일부 품목은 상승률이 평균치를 밑돌았다. 특히 통신비의 경우 3년 전과 비교해 오히려 물가가 0.1% 가량 낮아졌다. 통신물가 상승률이 낮은 이유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선택약정할인제도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통신사를 압박해왔다. 이같은 정책적 효과가 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신비를 제외하고 주택, 수도, 전기 및 연료 품목의 상승률이 1.6%로 가장 낮았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특히 전기 및 가스 물가가 10% 가량 감소하며 전체 상승률을 낮췄다. 반면 상하수도료는 16% 가량 올랐고 주거시설 유지보수 8.6%, 전세 7.3% 등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오락 및 문화 분야의 물가 상승률도 1.8%에 그쳤다. 음향, 영상, 사진 등의 물가가 5% 가량 줄었고 단체여행 물가도 1% 하락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즐기는데 쓰는 돈이 줄어든 영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품목별로 물가상승률이 크게 차이가 나지만 많은 국민들이 물가가 크게 오른다고 느끼는 이유는 물가가 오르는 품목이 실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및 음식 서비스 등이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에 그쳤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지표인 물가인식은 2.5%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품목별로 오름폭이 다르고 가중치도 다르다 보니까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은데 체감물가는 높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당분간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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