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마다 반복되는 악취·소음…한강 주변 주민들 “고성방가에 미칠 지경”

주민들 "아파트 곳곳이 쓰레기 사각지대, 주민들을 위한 대비책은 없다" 불만 토로

최종수정 2018.04.16 11:03기사입력 2018.04.16 11:03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봄만 되면 쓰레기더미에서 나는 악취와 술 취한 나들이객들의 고성방가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강 주변에 사는 동네 주민들이다. 최근 따뜻해진 날씨와 더불어 4월 초부터 시작된 벚꽃축제 탓에 시민들의 발길이 한강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주민들은 그들의 방문이 달갑지만은 않다.

여의도 한강 인근의 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 A씨(28)는 “봄만 되면 아파트 내부(계단, 화단)부터 시작해 단지 내에도 쓰레기더미로 넘쳐난다”면서 “단지 바깥에 ‘외부인 출입을 금합니다’란 팻말이 붙어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고, 아파트 경비원이 단속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또 “푸드트럭이 많아지면서 단지 부근까지 서있는 경우도 있어 그 곳에서 나오는 쓰레기들이 길마다 버려져 있다”며 “아이들이 뛰어 놀아야 할 놀이터에는 일회용 용기, 다 쓴 휴지와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 술병이 나뒹구는 경우도 많아 유리가 깨져 아이들이 다치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강을 찾는 이용객은 연간 7000만명이 넘는다. 4월에만 880만명이 방문한다. 서울시는 봄마다 앓고 있는 쓰레기 몸살에 대비책으로 서강대교와 마포대교 사이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마대 100여개를 설치했다. 하지만 여의도 주민들은 한강공원 내를 제외한 여의도 아파트 곳곳이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여의도에 사는 B씨(53)는 “한강공원 내에는 쓰레기장도 있고 서여의도(서강대교~마포대교)에는 쓰레기 투기를 단속하는 안내원도 있지만, 아파트 단지가 시작되는 동여의도(여의나루역~원효대교)는 안내원도 거의 없는데다 한강공원과 불과 10~20m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는 쓰레기 투기를 대비한 어떤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최근 벚꽃축제 현장에 쓰레기가 줄었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여의도가 아닌 다른 동네 얘기인 줄 알았다”며 “축제 현장은 (가보지 않아)모르겠지만 축제 현장을 벗어난 인근에는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쓰레기 투기 외에 취객들의 고성방가도 문제다. 한강의 주말은 술에 취한 방문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음주가 늦은 밤과 새벽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여의도 주민 C씨(29)는 “집에 있으면 밖에서 싸우는 소리, 노래 부르며 크게 웃는 소리까지 다 들려 주말마다 소음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면서 “특히 자정이 넘은 시각에는 싸우는 소리가 들리다가 경찰차, 구급차 소리가 나기도 하고, 자동차 경고음이 울리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밤새 뒤척인 적도 있다. 여름에는 창문을 열어 놓고 잘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문객들이 한강에서 즐기다 가는 것은 좋은데. 인근에 수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셨으면 좋겠다”며 “벚꽃축제나 불꽃축제 기간 등 행사 기간 동안만이라도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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