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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6월 국회에서 개헌 합의' 한국당 제안 비판…"개헌하지 말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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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청와대는 16일 6월 국회에서 여야 간 개헌 합의를 하자는 자유한국당의 제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해서도 사실상 의원내각제를 하자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지방선거 동시 개헌 투표를 반대하고 있고 김성태 원내대표는 6월 개헌안 발의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실제 처리하는 것은 3개월쯤 뒤가 아니냐"며 "결국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못 한다는 것이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심지어 여당에 우호적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까지 대통령 개헌 발의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는데, 일견 이해된다"며 "국회가 주도해 개헌하는 게 제일 바람직하고 대통령도 그런 입장을 누차 밝혔지만 주어진 시간이 소진되도록 국회가 합의하거나 실제 논의가 진전된 느낌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개헌안을 보고받고 그 안이 세상에 알려지니 그제야 국회가 논의를 서두르고 한국당이 당론을 정하겠다는 것을 보면서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어야 국회 논의도 탄력받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이달 21일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6월 지방선거와 개헌안 동시 투표가 지난 대선 때 모든 후보의 대국민 약속인 만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다만 국회가 다음 달 28일까지 국회 개헌안을 합의할 경우 대통령 발의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된 후에도 국회가 합의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그 합의에 따라 6월에 개헌할 수 있다"며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 개헌 논의가 끝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그게 국회 개헌 논의를 더 촉진하는 긍정적 작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간 국회는 개헌논의 과정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혼합형 대통령제'라는 용어를 썼는데 그 본질은 결국 의원내각제에 있고, 좋게 말해 이원집정부제를 뜻한다"며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에 대해 국민이 생소한 개념이라 이해가 떨어진다거나 호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인지 그것을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혼합형 대통령제라는 말로 포장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사실상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에 머물고 국무총리가 국정을 통할하는 체제가 된다"며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겠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전혀 다를 바 없다. 선출이든 추천이든 모두 사실상 국회에서 총리를 선임ㆍ임명하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 하나도 어려운데 국회가 선출ㆍ추천하는 총리 후보를 대통령이 거부할 수 없다"며 "결국 국회가 총리 임명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행 헌법은 국무총리에게 국무위원 제청권을 주고 내각 통할권을 부여하고 있어 책임총리제가 제대로 실시만 되면 장관을 지휘해 국정을 이끄는 것도 총리가 할 수 있다"며 "그런데 총리 선출ㆍ추천권을 국회가 가지면 의원내각제로 균형추를 옮기는 것이고, 이는 헌법이 근간으로 하는 삼권분립이라고 하는 질서와 정신을 흔들고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법률안 제출권의 국회 전속권한, 예산법률주의 채택으로 정부의 증액 동의권 국회 이관, 감사원의 국회 이관 등 국회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 개헌 논의를 거론하며 "권한의 일부 분산과 분권은 필요하지만, 총리 추천권에 더해 법안 제출권ㆍ감사권ㆍ인사권을 전부 국회로 이관한다는 것 역시 의원내각제"라며 "이것은 국민 동의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회는 국회를 위한 개헌을 하자고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는 말도 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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