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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음악의 감동은 과학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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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음악의 감동은 과학의 힘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을 연주하고 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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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음악에는 감동이 있습니다. 음악에서 느끼는 감동은 과학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연구팀이 와인 시음회를 개최했습니다. 같은 종류의 와인에 다른 번호를 붙였고, 시음하는 동안 시간대별로 다른 음악을 틀었습니다. 그랬더니 시음자들이 같은 와인임에도 다른 와인이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우리가 자주가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도 음악에 속아(?) 과소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백화점 1층에 향기로운 화장품이나 향수코너가 있어 달콤한 향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처럼 음악도 소비자를 유혹하는 무기가 됩니다.

샹송이 흘러나오면 프랑스 와인이 더 잘 팔리고, 달콤한(?) 음악을 들으면 소비가 30% 정도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 음악은 우울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여주는 등 질병도 이겨낼 수 있게 합니다.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기분을 좋게 하고, 그리움과 기쁨, 추억 등 감정으로 삶이 풍부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산모들은 태교를 한다면서 태아에게 음악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음악의 긍정적인 힘, 즉 과학적으로 증명된 효과를 믿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음악의 '황금비율'이 듣는 사람을 사로잡는 비결이라고 분석합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잘 알려진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직접 하프를 연주하면서 음악의 소리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조화로운 소리를 내는 특정한 음의 현의 길이와 현에 미치는 힘의 비가 등차수열을 이루는데 가장 조화로운 소리는 2:1, 3:2, 4:3의 간단한 정수비율로 정리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타고라스는 한 옥타브는 1:2의 비율이고, 5도 음은 2:3의 비율을 이룹니다. 피타고라스가 밝혀낸 5도 음률이 오늘날 음정이라 불리는 음향학의 출발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프랑스의 메르센과 독일의 바하 등이 피타고라스의 음율을 더욱 발전시켜 평균율로 발전시켰고, 오늘날 평균율은 음정과 다음 음정 사이의 비율이 약 1.06으로 일정해졌습니다.


이 평균율은 가장 과학적인 악기인 피아노에 사용돼 다른 악기로, 다른 조로 바꿔도 균등한 울림을 얻을 수 있습니다.


피아노가 가장 과학적인 악기로 불리는 다른 한 이유는 '1, 1, 2, 3, 5, 8, 13, 21,···'로 이어지는 피보나치수열에 따라 건반이 만들어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흰 건반 7개와 검은 건반 5개로 이뤄진 반음계는 서양음악에서 가장 완벽한 음계로 불립니다. 바흐, 베토벤, 바르토크 등 근대 서양 음악과 초기 교회 음악, 현대의 작곡법까지 피아노 건반의 피보나치 수열이 나타내는 황금비율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학을 읽다]음악의 감동은 과학의 힘 악성 베토벤 초상.[사진=유튜브 화면캡쳐]


널리 알려진 곡이 베토벤의 '교향곡 5번(운명)'입니다. 1악장 중간에 빠르게 연주되는 "따다다단~"이 대표적인데 4개의 음표로 구성된 이 주제부와 나머지 소절의 수를 피보나치수열로 구성했다고 합니다. 1악장 주제부는 3번 나오고, 1악장에서 14번째 피보나치수인 377소절이 되면 다시 주제부가 나옵니다.


쇼팽의 프렐류드 1번의 경우도 모두 34마디로 이루어졌습니다. 황금분할이 일어나는 지점은 13번째 마디인데 여기서 화성이 크게 변하고, 21번째 마디에서는 이 곡이 절정을 맞습니다.


황금비율은 건축물이나 미술 작품에서 주로 볼 수 있습니다. 직사각형에서 작은 변을 한 변으로 정사각형을 잘라냈을 때 남은 작은 직사각형과 원래 큰 직사각형의 변의 비율이 같으면 그 직사각형의 비율을 황금비율로 봅니다. 이 비율은 수학에서 1:1.618로 계산합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음악에 이 황금비율을 적용시킨 음악가들은 수학의 천재입니다.


또 지휘자들은 1시간 가까이 되는 교향곡을 암보로 연주합니다. 이들의 대다수는 한번 들으면 바로 기억하는 '절대음감'을 지녔다고 합니다. 마치 순식간에 모든 것을 외우는 병, 서번트증후군이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천재들이 수학공식을 하나하나 풀어낼 때 음악은 감동이 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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