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 이명박 검찰 출석…"참담한 심정, 국민께 죄송"
최종수정 2018.03.14 09:42기사입력 2018.03.14 09:40
100억원대 뇌물 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마련된 포토라인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포토라인에 서서 "참담한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선 "말을 아껴야 한다"며 입을 열지 않았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2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오전 9시14분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출발한 이 전 대통령은 경찰의 협조 아래 신호통제를 받아 8분여만에 이동을 마쳤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수백명의 내ㆍ외신 취재기자들이 기다리는 포토라인에서 서서 미리 준비해온 입장문을 읽었다. 이 전 대통령은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무엇보다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저와 관련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또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 어려움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수사 실무를 지휘하고 있는 한동훈(45ㆍ사법연수원 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부터 간단히 조사 방식과 진행 과정 등을 들은 후 본격적인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는 서울중앙지검 1001호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조사는 서울중앙지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48ㆍ29기)와 송경호 특별수사2부장검사(48ㆍ29기), 이복현 부부장검사(46ㆍ32기)가 진행한다.

신 부장검사는 다스 실소유주 및 각종 경영비리 의혹에 대해서, 송 부장검사는 100억원대에 달하는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교대로 질문한다. 이 부부장검사는 조서 작성의 실무를 맡는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강훈 변호사(64ㆍ14기)와 피영현 변호사(48ㆍ33기), 김병철(43ㆍ39기) 변호사가 나와 이 전 대통령의 답변을 돕는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방대하고 검찰과의 입장 차이도 큰 만큼 이날 조사는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심야 조사는 가급적 안 하려고 하지만 상황상 어쩔 수 없을 때 말씀을 드려서 동의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대통령 측의 동의를 받아 수사 진행 과정을 영상 녹화한다. 이 전 대통령 조사가 끝나면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이 전 대통령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거나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경우 검찰이 증거인멸 등의 사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 경호실 의전을 받고 있는 만큼 검찰은 이날 청사 방문자의 신원을 철저히 확인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노태우·전두환·고(故)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는 다섯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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