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정상회담 검토하는 日, 위기처한 아베 살리기?
최종수정 2018.03.14 10:41기사입력 2018.03.14 08:44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2일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과 관련해 재무성의 문서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사학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내각이 북일 정상회담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내각 총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아베 총리가 '북풍몰이'를 통해 또 한번 지지율 회복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일 한국의 서훈 국가정보원장과의 면담 이후 북일 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한 소식통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검토 이유를 밝혔다. '재팬패싱'을 의식한 아베 총리가 앞서 북미 정상회담에 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틈을 채우려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최근 아베 총리의 대북 발언기조에도 미묘한 변화가 읽히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일 약 1시간동안 이뤄진 서 원장과의 면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간 북한의 대화 의지 표명이 시간벌이용 전략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쳤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북미 정상회담 수용 의사를 전한 이후 그의 발언 기조도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팬패싱에 대한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의향을 밝혔던 김정은 위원장은 일본에 대해서는 별다른 메시지를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일본 내에서는 한미일 3국 중 일본만 대화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패싱 우려가 확산됐었다. 북일 정상회담은 2004년 5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방북한 이후 단 한번도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에 이뤄지면 약 14년만이된다.
서훈 국정원장이 13일 도쿄 총리 공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남북·북미 정상회담 추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사학스캔들로 지지율이 45%선까지 떨어진 아베 총리가 정치생명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지지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북한카드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앞서 자신과 부인 아키에씨가 연루된 사학스캔들과 관련해 재무성의 문서조작이 이뤄진 사실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내놨다. 하지만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면서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의 3선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해 사학스캔들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에도 아베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안보의 중요성을 내세워 국회 조기해산 승부수를 띄웠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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