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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굴기 시즌2] 고객사까지 약속...韓 반도체 업계 "안 갈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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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최대 반도체 수요국...현지 공장 마련하면 한국에서보다 고객사 마련 쉬워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중국이 한국 반도체 업계의 생태계를 뒤흔들 조짐이다. 반도체 후공정업체 A사의 경우처럼, 중국이 공장 설립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지원하고 한발 더 나아가 판로까지 보장해준다고 손짓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하단을 받치고 있는 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더구나 중국은 연간 반도체 수입액이 2595억달러(2017년기준)에 달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국이다.


실제 A사는 공장을 마련하기 전 단계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 비보 등과 공급 계약 협상을 마쳤다. 공장이 마련되는대로 이들 업체에 제품을 납품할 예정이다. 공장도 짓기 전부터 제품 공급처부터 확보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는 사실상 포화 상태"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공장 마련 초기 단계부터 장비사와 협력해 진행하므로 신생회사의 협력사 신규진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팹을 가진 회사는 협력사와 기술면에서 밀접하게 업무를 진행해 협력사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소규모 반도체 회사의 경우 중국이 더 가능성이 큰 셈"이라고 말했다.


후공정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전공정 분야도 급격히 성장했다. 중국 전공정 반도체 업체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독점하다시피 해온 글로벌 선두업체들과의 공급 계약, 협력도 목전에 두고 있다. 애플은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들의 합의가 이뤄지면 애플은 처음으로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아이폰에 채택하게 된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양산 할 계획이다. 인텔은 최근 칭화유니그룹의 두 자회사인 UNIC 메모리 테크놀러지, YMTC와 낸드플래시 부문의 중장기 협력 방안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달 14일 충칭시, 시노IC캐피탈과 손잡고 이 손잡고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분야 투자회사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이 중국보다 불과 1~2년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완공되는 중국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 3개의 생산능력은 삼성전자 생산량의 약 4분의 1(23%) 수준인 월 26만장으로 추정된다.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이미 한국에 중국에 뒤쳐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단순 기억을 담당한다면 '연산'에 주로 쓰이는 시스템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며 급속히 수요가 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체 1500여 곳 중의 1000곳 이상이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일 정도로 중국은 이 분야에 집중해왔다. 시장 점유율은 10%를 넘는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70%는 시스템 반도체, 30%는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업체들은 애플 등 글로벌 선두 업체들이 굳이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국 반도체 회사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도해왔지만 이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중국경영연구소 소장)은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보다 실질적으로 기업을 위한 정책을 일관성있게 펼쳐나가고 있다"며 "한국 산업이 생존하려면 한국 정부에서도 기업을 위한 강력한 혁신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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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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