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서 암약 중인 ‘비사그루빠’란 무엇일까

‘비사회주의적’ 현상 감시하는 암행감찰단…대북제재로 불법 외화벌이 집중 단속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북한의 이른바 '비사그루빠'가 몰래 외화벌이하는 주민들을 집중 단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일(현지시간) 중국 변경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비사그루빠가 몰래 외화벌이하는 이들을 단속하고 있다"며 "적발된 사람들에게는 엄중한 처벌이 가해진다"고 전했다.

비사그루빠란 무엇일까. 그루빠는 'group'을 북한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비사그루빠란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제거 혹은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암행 감찰단이다.

비사그루빠는 노동당, 국가보위부, 인민보안부 요원들로 구성된 감찰단인데 사안이 있을 때마다 조직되는 감찰기구이지 상설 기구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중국의 대북 경제 제재로 북한 기업들에 발주하던 임가공 주문이 거의 끊긴 상태"라며 "그러나 소규모 액세서리 가공 같은 것은 비선을 통해 북한 개인업자들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이런 소규모 임가공은 신고하지 않아도 북한 당국이 문제 삼지 않고 눈감아줬다. 그러나 지금은 신고하지 않은 채 외화벌이한 기간, 개인이 착복한 수입 액수에 따라 짧으면 3개월에서부터 길면 1년 정도의 노동형을 받을 수 있다.

소식통은 "단속에 걸려 처벌 받는 사람들 대다수가 여성"이라고 밝혔다. 소규모 임가공의 경우 보통 10명 미만이 함께 일해 1인당 한 달 1000위안(약 17만원)도 채 안 되는 소득을 올린다. 외화벌이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한 금액인 셈이다.

소식통은 "고작해야 한 달에 1만위안 정도 수입이 발생하는 소규모 임가공 일감마저 빼앗아 가려는 북한 당국의 최근 행태야말로 현지 외화 사정이 얼마나 열악한지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