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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성인용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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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성인용품점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부근의 한 성인용품점에 다양한 성인용품들이 진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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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임춘한 수습기자] 홍대ㆍ강남 등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성인용품점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방 국도변이나 유흥업소 밀집지역 등지에서 칙칙하고 음습한 분위기를 풍기던 성인용품점이 양지(陽地)로 나오면서 젊은층의 반응도 뜨겁다.

2015년 여성 전용 성인용품점 '플레저랩'을 시작으로 '다놀자', '레드컨테이너' 등 성인용품점과 관련 프랜차이즈 점포가 대학가나 도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밝은 분위기로 꾸며진 가게에는 1000여 가지가 넘는 피임 도구와 커플용품 등이 진열돼 있고, 가격도 3000원대부터 수십 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주고객층은 2030세대. 커플이 함께 찾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월 매출 1억이 넘는 매장까지 등장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성인용품점을 찾은 대학생 김정현(25ㆍ가명)씨는 "성인용품점이 어두운 곳에 있다가 대로변으로 나온 건 오히려 바람직하다"면서 "많은 제품들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재미있고 흥미롭다"고 말했다. 김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곳의 존재를 알게 됐다.

남자친구와 함께 가게를 찾았다는 이가은(22ㆍ여ㆍ가명)씨는 "지나던 길에 신기해서 들어와 보게 됐다. 기성세대들은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 세대에게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건전하게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성인용품 취급은 음성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실제 시장 규모는 생각보다 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규모는 양성화된 시장의 거래 규모만을 놓고 봤을 때 2000억원대 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기준 세계 성인용품 시장(마켓워치)은 16조8000억원 규모다.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58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성인용품 매장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엄연히 존재한다. 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하는 박준모(60ㆍ가명)씨는 "젊은 사람들의 개방적인 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분명 개방된 성문화로 인한 사회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청년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성(性)은 기성세대들에게 있어 감춰야하는 대상으로 외부로 공개하는 것이 사실상 금기시돼 왔지만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성에 대한 개방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이 같은 트렌드 변화는 앞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날 사회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임춘한 수습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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