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탁의 비열한 먹거리]비정한 세상, 그래도 "잘 먹고 잘 살아요, 제발~"
최종수정 2018.02.19 14:04기사입력 2018.02.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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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고물가에 소비요정 멀리한지 오래
먹는 거라도 좀 속 편하게
가격 오름세 심한 식품 정보 공유
비싼 이유, 싸게 살 꿀팁 소개

안동찜닭(사진 출처=봉추찜닭 홈페이지)


오종탁 기자(캐리커쳐 제작=이영우 기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다음부턴 차라리 사 먹자. 아니, 싼 거 먹자."
지난 주말 안동찜닭을 만들겠다고 나섰다가 후회만 남았다.
장을 볼 때부터 스트레스는 시작됐다. 한껏 가격이 오른 채소를 집자니 손이 떨렸다. "애호박 하나가 2800원? 김밥 한 줄보다 비싸네." 농ㆍ축ㆍ수산물 물가 기사를 전담한 뒤부터 마트·시장을 갈 때마다 그 곳은 취재의 현장이 된다. 오이, 상추, 배추 등 식품 가격표 하나하나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얼마 전 한파ㆍ폭설에 채소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기사도 쓴 터. 2800원이라는 애호박 가격에 기사 속 주부의 한숨이 바로 체감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애호박 개당 평균 소매가는 2644원으로 한 달 전보다 62.3%나 뛰었다. 대파도 kg당 4024원으로 33.6% 비싸졌다. 애호박, 대파와 양파, 당근, 건고추, 고구마 등 채소만 계산대에 올려도 2만5000원이 넘어갔다. 닭값 5000원까지 재료비로 총 3만원가량이 들었다. 닭고기 잡내를 없애기 위한 우유, 양념을 만드는데 필요한 각종 재료들, 납작 당면 등 집에 있던 것들은 차마 비용에 포함시키지 못하겠다.

나름대로 인터넷상 '황금레시피'를 보고 만든 요리는 맛이 어중간했다. 남은 재료 상당 부분은 냉장고 안에서 썩어갈 가능성이 농후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차라리 사 먹을 걸!'
영화 '비열한 거리' 속 한 장면(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잠깐, 사 먹는 건 어디 만만한가. 안동찜닭 프랜차이즈 식당의 한 마리 메뉴 가격은 3만원에 이른다. 공깃밥 가격이 별도라는 건 함정. 아까 언급한 김밥도 그러고 보니 최근 대표적으로 많이 비싸진 품목이다. 지난해 김밥 값은 전년 대비 무려 7.8% 상승했다. 계란 등 원재료 가격 인상 탓이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의 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김밥을 포함한 외식 물가는 1년 새 2.4%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 1월 외식물가는 전달보다 0.4%, 지난해 1월보다 2.8%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외식물가 상승률은 2016년 2월 2.9%를 기록한 후 2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김밥 가격이 6.3% 뛰었고 짬뽕, 생선회, 갈비탕, 짜장면, 떡볶이, 설렁탕 값 상승률은 모두 4%대 이상이었다. 왜 맛있는 건 다 비싸지는지.

가뜩이나 헉 소리 나는 외식 물가에 최저임금 인상은 엎친 데 덮친 격.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16.4% 상승하면서 발생한 인건비 부담이 외식 가격에 속속 반영되는 추세다.

억울하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옷 한 벌 제대로 못 산지 오래. 음식이라도 편하게, 제대로 먹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힘들어서 되겠는가. 고든 램지와 백종원의 요리 방송, 따라 하고 싶다. 재료 값 계산하다 말고 조용히 라면 봉지 뜯기 싫다. <비열한 먹거리>는 비정해져 가는 세상에 뱉는 기자의 외침이다. 그 안에 담긴 의지다.

앞으로 사심 가득 담아 먹거리 유통 정보를 파헤칠 계획이다. 가격 오름세가 심한 먹거리 품목을 조명하고 비싼 이유, 잘 살 수 있는 팁 등도 알아볼 것이다. "모두 잘 먹고 잘 살아요, 제발~"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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