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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허 찌른 '北 이방카'…김여정-文 친근함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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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2박3일 방남 분석
靑 오찬서 김정은 친서 전달
남북정상회담 여건 조성 고심


美 허 찌른 '北 이방카'…김여정-文 친근함 연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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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이민찬 기자]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 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합니다."(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청와대 방명록)


김여정의 2박3일 방남은 남북이 새로운 관계의 장을 여는 '찰나(刹那)'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지난 9일 오후 1시55분 인천국제공항에 내린 순간부터 11일 오후 10시24분 귀환 전용기가 이륙하는 순간까지 56시간동안 세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외신은 그를 '북한의 이방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로 불렀다. "외교적 이미지 메이킹에 있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우회공격(outflank)했다"(뉴욕타임스)거나 "이번 올림픽에 '외교 댄스' 부문이 있다면 김여정이 금메달감"(CNN)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으로 검은색 모피코트를 단정하게 차려 입은 첫인상은 무엇보다 '치켜든 턱'에 방점이 찍혔다.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려낸 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회동하면서 헌법상 '국가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서로 상석을 양보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로열패밀리의 진면목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김여정은 외교 무대에 처음 등장하면서도 백두혈통으로 자라온 도도함과 긴장을 풀지 않았다. 방남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 네 차례 만남을 가지면서 때로는 소탈한 미소를 지으며 친근함을 연출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귀빈들과 악수를 나누는 과정에서 김영남 위원장보다 먼저 악수를 하며 첫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과 김여정 간 만남의 '백미'는 방남 이틀째 가진 청와대 오찬이었다. 2시간50분 가량 이어진 오찬에서 김여정은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하며 "이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章)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친서 내용을 확인한 뒤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화답했다. 이는 연초 남북대화를 제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잇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美 허 찌른 '北 이방카'…김여정-文 친근함 연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여정은 또 문 대통령과 남북단일팀의 여자아이스하키 경기와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서울공연을 함께 지켜보며 스킨십을 이어갔다. 공연 관람한 뒤에는 김정숙 여사에게 "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세요"라며 방북을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제안을 놓고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김여정의 발언 등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실이 중심이 돼 북한 대표단의 방남 평가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후속조치를 준비 중이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조명균 장관과 김여정의 일정에 대부분 동행했다. 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핫라인을 통해 수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통일부도 고위급회담 등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협의채널을 가동키로 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남북 정상회담 '여건'의 조성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정상회담을 조율할 대북특사로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의용 실장, 조명균 장관, 서훈 국정원장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속 조치에 관한 질문에 "정상회담을 위해선 준비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기에 좀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美 허 찌른 '北 이방카'…김여정-文 친근함 연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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