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탄생 108주년…삼성, 정중동 행보
최종수정 2018.02.12 14:00기사입력 2018.02.12 14:00
다스(DAS) 지원혐의 압수수색 당혹
李부회장 자택-병원 오가며 조용히 경영 구상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석방되고, 12일 삼성 창업주 고 호암 이병철회장의 탄생 108주년을 맞았지만, 삼성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시절 자동차 부품업체 DAS(다스)에 거액을 지원한 혐의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두차례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삼성내부에서 당혹감만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 부회장 출소이후 M&A 등을 통한 사업재편, 지배구조 개선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돌발 변수에 삼성의 로우키(low key)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은 호암이 탄생한지 108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910년 2월 12일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1987년 11월 19일에 타계한 호암은 1938년 대구에 '삼성상회'를 설립하며 지금의 삼성을 만들었다. 호암의 경영철학은 기업을 일으켜 국가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사업보국', 장기는 '스피드경영'이었다. 호암이 스피드를 강조하며 '패스트 팔로워'를 자처한 배경이다. 최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부회장 석방 이후 삼성에 대해 물었을때 '스피드 경영'을 언급했다.

삼성은 지난 2010년 '호암 탄생 100주년' 당시 국제학술포럼과 음악회를 열며 대대적 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아무 움직임이 없다. 오히려 숨죽이고 있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다. 이 부회장도 일주일째 병원과 자택을 오가며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지난 8~9일 이틀간 삼성 서초사옥과 전산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이 연루돼 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 수뇌부는 또 다시 최고위경영진이 법정에 서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틀간의 수사에 최대한 협조했지만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이 회장 병실을 찾으며 주요 경영진들과의 회동도 꾸준히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옥중에서 계열사 사업보고를 챙겨온 만큼 변호인 접견을 통해 결정하기 어려웠던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집중적으로 챙겨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 석방 이후 삼성전자, 삼성물산에 자리잡은 전자 ㆍ비전자 계열 '사업지원TF'가 업무보고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전자계열사들은 협력사 물품대금 지급을 설 연휴 전으로 최대 7일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조기 지급하는 설 물품대금은 4000억원 규모다. 협력사들의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인한 추가 비용도 함께 부담하기로 했다. 납품 단가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받는 부품 가격을 최저임금 인상분 만큼 올리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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