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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혁명] "네이버·구글, 정보독점 끝났다"…인터넷 정신 '분권'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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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빅체인지]

블록체인, 정보권력의 민주화 실현할 '사이버 펑크' 혁명
"중개자 역할 필요 없어 불필요한 수수료 사라질 것"
해결할 숙제는 속도와 보안…'정보 고칠 순 없지만 훔칠 순 있다"
가상통화 투기성 여부는 소모적 논쟁… 블록체인에 초점 맞춰야

[블록체인 혁명] "네이버·구글, 정보독점 끝났다"…인터넷 정신 '분권'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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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네이버ㆍ구글의 정보 독점 시대는 끝났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국제정보호호대학원 겸임교수)은 '블록체인'에 '혁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보관할 수 있는 블록체인은 정보 분산을 통한 '정보 독점의 종말'을 가져온다는 이유에서다. "사용자 개개인이 권한을 갖는 인터넷의 초기 정신은 사라지고 네이버와 구글로 대변되는 정보 독점자들이 득세한 데 대한 저항 정신"이 블록체인이라는 것이다. 국내 블록체인 1호 기업 체인파트너스의 수장 표철민 대표도 비슷한 생각이다. 표 대표는 "블록체인은 가깝게는 인터넷 인프라의 미래이자 금융의 미래이며 나아가선 세상의 미래"라며 "블록체인을 통해 중개회사가 왜 필요한지, 왜 그토록 많은 수수료를 이용자가 부담해야 했는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수수료 사라지고 검색어 장사도 못해= 블록체인은 상호 간에 오간 정보를 하나의 덩어리(블록)으로 보고 정보가 오갈 때마다 연결(체인)하는 기술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참여자가 공동으로 거래내역 등이 담긴 정보를 기록하고 관리한다. 때문에 모든 정보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중앙 컴퓨터(서버)가 필요 없다. 기업이나 정부가 중개자 역할을 맡으며 독점하던 정보 권력이 모든 이용자에게 분산되는 셈이다. 블록체인이 정보 권력의 민주화를 꿈꾸는 '사이버 펑크' 운동으로 불리는 이유다.

[블록체인 혁명] "네이버·구글, 정보독점 끝났다"…인터넷 정신 '분권'의 귀환


블록체인 도입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표 대표와 박 센터장의 설명을 종합하면, 일반인들이 인터넷과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변화는 당장은 없다. 아직은 블록체인이 좀더 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변화는 그 너머에서 일어난다.


중개자가 사라지면서 중개자가 챙겼던 수수료가 사라진다. 카드사의 수수료가 대표적이다. 직접 식당과 백화점 등의 블록과 자신의 블록의 거래 정보를 공유하면서 카드사를 거칠 필요가 없어진다. 신용결제를 위해 카드를 사용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카드사가 블록체인을 도입한다면 카드 결제 승인을 중개하고 카드전표 매입을 대행하는 부가가치 통신망 사업자(VANㆍ일명 밴사)에게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카드사가 이들에게 지불하는 수수료 규모는 연간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정보 권력'의 지형도 변한다. 구글 뿐만 아니라 네이버 등 검색업체들은 입맛대로 검색 결과를 차등 배치하고 검색어 순위 등으로 '장사'를 하며 극한의 권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터넷 발달로 누구나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지만 모든 정보가 이들을 거쳐가면서 사실상 정보 권력이 더욱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블록체인을 통해서는 이 같은 일이 불가능하다. 정보를 입맛대로 바꾸기 위해선 모든 이용자에게 저장된 정보를 일일이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은 "스마트폰에서 LTE로 인터넷을 하다가 와이파이(Wifi)로 인터넷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통신망은 공공재라는 명제가 제대로 실현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속도와 보안은 숙제 =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미래를 보고 뛰어들고 있다.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도 내년부터 정보보호 전공 내 세부전공으로 블록체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앞서 서강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이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전공을 개설한 바 있다.


블록체인의 향후 과제는 속도와 보안이다. 수많은 이용자가 정보를 공유하는 만큼 위ㆍ변조는 불가능하지만 정보를 저장하는 주체에 대한 해킹 공격은 유효하다. 정보를 고칠 순 없지만 훔쳐갈 수는 있는 셈이다. 또한 수많은 이들의 정보를 일괄 수정해야 하는 만큼 속도도 보완점으로 꼽힌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대표적인 분야인 가상통화의 경우, 이더리움 기준 거래체결속도는 여전히 20초 수준이다. 이마저도 3년 간 개선된 것이다.

[블록체인 혁명] "네이버·구글, 정보독점 끝났다"…인터넷 정신 '분권'의 귀환



박 센터장은 "인터넷 시대에서 블록체인 시대로 변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논의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통화의 투기성 여부와 같은 소모적인 논쟁에 매몰돼 있다"라며 "이제는 블록체인에 집중해야 할 때다. 당장의 약점을 지적하기 보다는 개선에 초점을 두고 정부와 업계 모두 정책과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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