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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덤핑 관세, 세탁기 유력…다음은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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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연이어 월풀 손들기, 완패했던 냉장고 문제 다시 제기할 듯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국내 가전업체들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미국의 반덤핑 공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덤핑 관세 부과가 기정사실화된 세탁기에 이어 냉장고가 다음 표적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가전업계 관계자는 "세탁기는 이미 세이프가드 발동이 유력하고 다음 타깃은 냉장고가 될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에선 무혐의로 판정 났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노골적으로 월풀편을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월풀은 세탁기건이 마무리 되는대로 냉장고건을 다시 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풀은 지난 2011년 4월 ITC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냉장고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요청했다. 같은해 12월에는 두 회사를 세탁기 덤핑 판매 혐의로 제소했다. 모두 '혐의 없음'으로 기각되며 완패한 바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세탁기의 경우,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12월 한국산 세탁기 완제품과 부품에 대해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을 권고했다. 연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수출 물량에 대해 1년 50%, 2년 45%, 3년 40% 관세를 부과하는 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중순까지 ITC의 권고안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게 되는 데, 현재 분위기로서는 관세 부과가 유력해 보인다. 최근 미국 대통령이 주요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만들었던 우리 산업을 파괴해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의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냉장고 마저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게 되는 일을 막기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단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뉴스룸'을 통해 냉장고, 에어컨 등에 사용되는 인버터 컴프레셔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월풀이 세탁기에 이어 냉장고서도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며 두 회사의 기술력 차이에 대해 소개하며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다.


컴프레셔는 냉장고의 핵심 부품으로 냉매를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냉매가 이동하며 냉장고의 온도가 내려간다. 컴프레셔는 지난 수십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월풀은 10년전에 사용하던 컴프레셔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항상 같은 속도로 동작한다. 신제품 출시 시기만 해도 월풀은 3~5년에 1~2개 제품을 내는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녀 2~3종의 제품을 내 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컴프레셔는 냉장고 온도가 충분히 내려갔을때 잠시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절전 효과를 낸다. 냉장고 안의 온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확보해 정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낸 결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사(월풀)와 한국 냉장고의 결정적 차이는 기술력"이라며 "세계 유수의 경쟁자들을 넘어서기 위해 한국 냉장고 업체들은 그동안 전략적인 투자를 해왔고 결국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미국 반도체 업체 비트마이크로는 지난 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제조업체와 관련 기술을 이용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관련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제소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ITC는 해당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SSD의 경우 특허 침해건으로 세탁기와는 다르지만 미 행정부가 개입할 경우 자국 업체에 유리한 판정을 이어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역시 기술력으로 뒤진 자국 기업들을 감싸는 격이다.


SSD는 수년전부터 삼성전자가 관련 기술과 특허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까지 진행하며 공들인 사업분야다. 기업들이 SSD를 도입하기 이전부터 '삼성 SSD 서밋' 등의 대규모 컨퍼런스를 열어가며 집중 투자해왔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30%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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