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방남부터 일정까지 北주도…현송월 모시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1초

일정 바뀌어도 해명 없고…통일부, 되레 언론보도 탓
국정원·경찰 등 밀착경호…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불편해하신다" 취재 제지도

방남부터 일정까지 北주도…현송월 모시기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서울 일정을 실행하기 위해 22일 서울역에 도착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AD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은 방남 이틀째인 22일 서울지역의 공연장을 점검한 뒤 다시 경의선 육로로 귀환한다.

현 단장 일행은 이날 강릉역에서 오전 9시14분 서울행 KTX 열차에 탑승해 서울역으로 향했다. 이들은 국립극장과 장충체육관, 고척돔구장,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잠실학생체육관 등 몇 곳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현 단장은 전날처럼 무릎까지 내려오는 짙은 남색 코트, 모피 목도리, 앵클부츠를 착용한 상태였다. 취재진의 질문엔 미소만 띤 채 답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KTX에 탑승한 현 단장을 보기 위해 창밖으로 접근하자 수행원이 블라인드를 내리기도 했다. 강릉역에 도착한 현 단장 일행은 경찰 경비 병력이 2열로 서서 만든 경찰 통제선(폴리스라인)을 지나 서울행 KTX에 올랐다. 역 주변에는 200여명 시민과 열차 이용객이 찾아와 현 단장 등 점검단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등 여전히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앞서 북측 사전점검단은 전날 오전 9시경 경의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방남 일정에 돌입했다. 경의선 육로가 열린 것은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 처음이며 문재인 정부 들어 북측 인사가 남측을 방문하는 것도 현 단장 일행이 최초다. 현 단장 일행이 KTX를 타고 강릉역에 도착했을 땐 국내외 취재진 50여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때도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삼지연관현악단 140여명으로 구성된 북한 예술단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서울과 강릉에서 1차례씩 공연하기로 돼 있다. 북측은 사전점검단이 보고한 공연장 점검 결과를 토대로 남북이 합의한 북한 예술단의 서울·강릉 공연 날짜와 장소 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점검단이 전날 둘러본 강릉 공연장 중에는 강릉아트센터가 유력한 공연지로 점쳐진다. 이들은 강릉아트센터에서 2시간 반을 머물며 음향설비와 분장실, 의상실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반면 황영조체육관에서는 10분 정도밖에 머물지 않았다. 강릉시 관계자는 현 단장 일행이 공연시설과 관련해 강릉아트센터 측에 심도 있는 질문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점검단 중 한 명이 황영조체육관에서 실망한 기색을 보이며 "이건 정말 (공연장으로) 아니다"라고 입을 뗐다. 이에 우리측 인사가 "1년 전에 연락주셨으면, 너무 갑자기 연락을 주는 바람에 새로 만들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방남 이후 말을 아끼던 현 단장이 "여기에 새로 지었으면 좋았을 걸...그러게 말입네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같은 점검단의 방남부터 일정 수행까지 북측이 상당히 주도권을 갖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현 단장 일행은 20일 방남해 일정을 시작하려 했으나 북측의 이유를 밝히지 않은 사정에 따라 하루 순연된 바 있다. 하지만 통일부는 북측의 태도에 유감을 표명하는 대신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았다.


남북관계가 거의 10년 여간 단절됐던 만큼 북측 인사 의전과 관련해서도 혼선이 적지 않았다. 사전점검단은 국정원, 경찰관계자 등의 밀착 경호를 받았다. 현장에서는 통일부 소속 풀(pool) 기자단이 이들과 뒤엉켜 취재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일부 관계자는 "(현 단장 일행이)불편해하신다. 자꾸 질문하지 말라"면서 취재진을 제지했다. 내주 평창 올림픽 개막 직전까지 촘촘하게 남북교류가 예정된 만큼,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북한과의 일정 조율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북측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북측 선수단, 응원단 및 기자단 등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하여 윤용복 체육성 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 8명의 선발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이들은 숙박장소, 개폐회식장, 경기장, 프레스센터 등을 점검할 계획이며,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우리측도 북측에 금강산 지역과 마식령스키장을 둘러볼 12명의 선발대를 23일 2박3일간의 일정으로 파견할 계획이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