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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정현 VS 조코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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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정현 VS 조코비치 정현(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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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32ㆍ세르비아ㆍ세계 14위)는 지난해 5월 모나코에서 열린 라코스테 후원 계약식 인터뷰에서 한국의 정현(23ㆍ삼성증권 후원ㆍ58위)을 기억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2016년 호주오픈에서 대결(1회전/조코비치 3대0 승)한 기억이 난다"면서 "겸손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상대 선수를 존중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테니스만큼 예절이 중요한 종목은 드물다. 쓸데없이 상대와 눈을 맞추거나 상대를 마주 보고 지나치게 큰 반응을 하는 건 '비매너'다. 조코비치는 이따금 상대가 훌륭한 기량을 선보이면 뒤로 돌아 슬며시 박수를 치는 모습으로 더 큰 박수를 받는다.


지난 20일 시즌 첫 그랜드슬램인 호주오픈 3회전에서 정현에게 패한 알렉산더 즈베레프(22ㆍ독일ㆍ4위)는 실력 뿐 아니라 예절에서도 졌다. 왜 조명을 안 켜주느냐고 체어엄파이어에게 툭하면 따지고들었다. 라인즈맨의 판정을 두고도 심하게 투덜거렸다. 5세트 중반 브레이크를 당했을 때는 라켓을 바닥에 내동댕이쳐 찌그러뜨리더니 발로 밟은 채 손잡이를 들어올려 모가지를 분질렀다.

즈베레프는 경기가 흐르면 흐를수록 지친 티를 강하게 냈다. 막판에는 걸음을 생략하고 팔로만 공을 쳤다. 세트점수(정현 3-즈베레프 2)만을 놓고 보면 접전이었지만 정현은 충분히 우월했다. 패싱 성격의 위닝샷을 어이없게 아웃시키거나 다운더라인샷을 바깥선 언저리로 내보내는 실수 몇 번만 하지 않았다면 싱거웠을지도 모른다.


우리시간으로 오늘(22일) 오후 5시. 맬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의 야간 세션이다. 정현이 4회전(16강전)에서 조코비치와 맞붙는다. 우리 선수가 메이저대회 16강에 오른 건 10년여만이다. 8강에 오른다면 최초다.


상대에게 박수 칠 줄 아는 선수와 존중하는 선수의 경기다. 정현 입장에서는 멘토와의 대결이다. "(롤모델은) 조코비치다. 풀세트 접전 중일때도 이를 악물고 버티는 모습은 조코비치가 최고다(정현/2015년 5월)." 우리 해설가들은 정현이 조금 더 터프해지면 좋겠다고 종종 조언한다. 존중하는 것도 좋지만 샤우팅이 '샤이(shy)팅'으로 보이면 안 된다.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즈베레프와 경기할 때처럼 실수를 하고 멋쩍은듯이 웃음 한 번 짓는 여유로 마인드컨트롤하면 된다. 조금 부진하다지만 조코비치는 조코비치다. '인생경기' 한 판 기대한다.


[초동여담]정현 VS 조코비치 노박 조코비치(사진=연합뉴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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