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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천 참사 한달…추모 분위기 속 지역 경제도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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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천 참사 한달…추모 분위기 속 지역 경제도 침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발생한 건물. 한 달이 지난 현재도 당시의 참혹함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사진=이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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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꼭 한 달이 되던 21일 찾은 제천은 여전히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도심 곳곳 주요 사거리 등에는 '화재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를 전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들이 나부꼈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제천체육관에도 간간이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사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유족들은 '제천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희를 끝까지 지켜주십시오'라고 적힌 글을 체육관 입구에 붙여놓기도 했다.

불이 났던 스포츠센터 건물에는 당시의 참혹함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발화 장소인 1층 주차장에는 까맣게 탄 6~7대가 여전히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남겨졌다. 진입을 통제하기 위해 건물 주위에는 초록색 철제 펜스가 둘러졌고, 의경 2명이 근무를 서며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그 앞에는 흰색 국화와 함께 제를 지낸 듯 막걸리통과 시든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르포]제천 참사 한달…추모 분위기 속 지역 경제도 침체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제천체육관 앞에 붙은 추모 현수막.(사진=이관주 기자)



참사 여파가 가시지 않은 듯 주말 낮 시간임에도 시가지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행인들은 그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스포츠센터 앞을 지나지 못하고, 뒤쪽 마트 주차장이나 옆 골목으로 걸어갔다. 최근 10년 새 주위에 아파트가 지어지고, 대형마트가 들어오며 제천의 신시가지로 한창 성장하던 동네로서는 갑작스레 마주친 악재였다.화재 이후 주변에 있던 노래방 등 가게 2곳이 문을 닫는 등 지역경제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주민 이모(58ㆍ여)씨는 "사고를 당한 분들이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데 불이 난 건물을 보면서 노래하고 술을 마실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제천 전체가 축 처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식당 사장도 "이제야 상권이 빛을 보나 했는데 주변 점포들 모두 문을 닫게 생겼다"면서 "상인들 사이에서는 생존권을 호소하는 집회라도 열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수사하는 경찰은 주말 없이 모두 출근했다. 구속된 건물관리인 김모(51)씨를 검찰에 송치하기 위한 관련 서류 작성을 비롯해 실소유주 논란 등 유족들이 제기한 의문을 풀고자 수사에 매진하는 모습이었다. 부실대응 논란에 휩싸인 소방은 침체된 분위기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다. 공교롭게도 참사 딱 한 달이 되던 이날 새벽 제천 구도심 주택에서 불이 나 70대 남성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은 45분여 만에 불길을 잡은 뒤 화재 원인과 피해규모 파악을 위해 현장에서 감식을 벌였다.




제천=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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