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건보이사장 "내부개혁 기반 문재인케어 안착 최선"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김용익 의원

"기관장으로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내부 개혁에 힘을 쏟겠다."

18일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취임 후 첫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건보공단 내부에서 고쳐야 했지만 그간 미뤄져왔던 부분을 파악하고 개선해 나가는 데 주력하겠다"며 내부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이사장은 "건보공단 내부가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쳐야 지금보다 국민친화적으로 대민 서비스를 할 수 있고 건강보험의 미래를 개척하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면서 "내부 개혁을 기반으로 문재인 케어 제도 개혁도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케어 실행을 앞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상반된 의견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건강보험과 의료계의 관계가 대립적이어서 좋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면서 "건강보험과 보건의료 제공자들이 파트너십을 형성해서 국민들을 위해 가장 최적의 보건의료를 만들어내는 것이 건강보험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비급여의 급여화에 대한 의료계 반발이 거센 상황에 대해 김 이사장은 "수가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건강보험과 의료계가 대립적인 관계로 고착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문재인 케어를 계기로 그런 (대립적)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지금까지는 비급여가 많고, 비급여 수가를 높게 설정하는 대신 건보수가를 낮게 설정해 누가 보더라도 건강보험의 급여와 수가체계가 불합리한 상태에 있었지만,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를 급여화해 건보수가는 올리고, 비급여 수가는 낮춰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다는 취지다.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 수가는 원가 플러스 알파 수준이 돼서 건강보험 하나만 가지고도 보건의료계가 병의원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을 보장해줘야 되는 것"이라며 "문재인 케어는 절대로 의료계를 압박하거나 잘못되게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케어는 지금까지 비정상적이었던 관계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오히려 이를 통해 의료계와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원 대책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재인 케어 추가 소요재정 예상 30조6000억원과 보험료 인상률 3.2%로 계산을 한 것은 문재인 케어 발표한 지난해 8월이었고, 이후 다섯달 반동안 그 추계를 수정할 만한 아무런 계기가 없었다"면서 "그 추계가 현재로서는 맞는 추계이기 때문에 수정할 이유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지금 재원 문제를 묻는 것은 식당을 차리려고 개업 준비하는 사람에게 짜장면값 나중에 올릴래 안올릴래 묻는 것과 마찬가지(웃음)"라며 "문재인 케어에 대한 모델링이 다 끝나고 의료계와의 여러 협상이 끝나봐야 당초에 생각했던 것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적정 수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첫번째는 원가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된다는 것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기타 여러 전문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두번째는 수가가 원가 플러스 알파라고 했는데 이 알파를 얼마로 설정하느냐는 정치적인 문제라 정부는 의료계(보건의료 공급자)와 국민(수요자)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도록 건보공단 조직개혁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건강보험공단의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이라면서 "1988년 전국민의료보험 도입 시기 건보공단이 직원들을 한꺼번에 뽑았는데 이들이 앞으로 정년퇴직하면서 엄청난 숫자의 새 사람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 확대를 위해 1987년부터 2년 동안 7000여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이들의 정년이 다가오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 현재 전체 직원은 1만3000여명에 달한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 3~4년후에는 직원들이 완전히 교체가 될 시기"라면서 "앞으로는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서 이사장이 위에서 지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개혁해나갈 수 있는 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지금 있는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좋은 조직문화를 남기고 자연스럽게 은퇴 할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건보공단 자체가 새로운 조직문화를 갖고 에너지를 보존하는 그런 기관이 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일 취임 후 업무보고를 각 상임이사별로 받는 변화를 시도했다. 다음주부터는 급여상임이사가 관장하고 있는 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잡아 내부 개혁을 위한 브레인 스토밍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는 "이 방식은 지금까지 건보공단이 한번도 해보지 않은 방식인데 직원들 입장에서는 힘들어 할 수도 있다"면서 "건보공단 내부의 문제점을 목록화 해 스스로 고쳐나가는 한편 인력구조 개편을 통해 지금보다 훨씬 창의적이고 밝은 조직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