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신년사]"더이상 과로사회 안돼…'노동시간 단축' 역점 사업"

신년 기자회견…"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걸맞는 삶의 질을 누리는 것이 중요"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더 이상 과로사회가 계속돼선 안 된다"며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하며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일상인 채로 삶이 행복할 수 없다. 노동시간 단축과 정시퇴근을 정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다"며 "노사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의지를 갖고 만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국회도 노동시간 단축입법 등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의 국정철학인 '사람중심 경제' '혁신성장'의 핵심은 일자리에 있다며,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앞으로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청년 인구는 2022년부터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따라서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일자리 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격차 해소,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같은 근본적 일자리 개혁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면서도 "3만이라는 수치가 중요하지 않다. 국민소득 3만불에 걸맞는 삶의 질을 우리 국민이 실제로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되겠다"면서 "정부의 정책과 예산으로 더 꼼꼼하게 국민의 삶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된 데 대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상생과 공존을 위해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대책도 차질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주를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도입했다.

문 대통령은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재벌개혁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재벌 개혁은 경제의 투명성은 물론, 경제성과를 중소기업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겠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겠다"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총수일가의 경영전횡을 견제하고,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기업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재벌대기업의 세계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공정경제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더불어 잘사는 나라로 가기 위한 기반"이라며 "채용비리,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