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본설계인력 6000명' 韓조선업 부활의 핵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6초

'기본설계인력 6000명' 韓조선업 부활의 핵심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광석운반선(VLOC).
AD


선박 건조마진은 '저가수주'가 아닌 '기본설계인력'이 핵심
국내 '조선 빅3' 관련 인력은 각 2000여 명…총 6000여 명 수준
중국과 일본은 모두 외주화…건조 중 문제 발생시 즉각대응 어려워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의 '저가수주' 공세 속에서도 살아날 핵심 동력으로 '기본설계인력'을 꼽았다. 중국의 경우 관련 업무를 대부분 유럽 등 외주화 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6000여 명의 핵심 인력이 있기 때문이다.


14일 국내 20년차 한 설계 엔지니어는 "최근 몇년간 언론보도를 통해 중국의 저가공세 때문에 우리나라 조선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내용이 많은데 이는 실상을 잘 모르는 것"이라며 "아무리 저가수주를 하더라도 제 때 선박을 인도하기 위해서는 기본설계인력이 가장 중요한데 한국과 일본, 중국 가운데 우리만 관련 인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설계능력은 쉽게 말해 배를 실제로 건조하기 전 ‘원천설계기술’을 의미한다. 설계 기술은 크게 기본설계, 상세설계, 생산(제작)설계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핵심은 기본설계다. 선박은 선주의 요구에 맞추어 설계가 시작되는데 20년 이상의 성능을 보장해야하기 때문에 설계 시작 단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특히 실제 건조작업 중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기본설계를 스스로 할 수 없다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게 된다. 이는 '건조 지연'으로 이어지고 결국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설계에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되면 상세설계에서는 10가지 문제를 유발하며 이는 다시 생산 설계에서 100가지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전체 설계 인력은 2만 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각 사별로 각각 2000여 명의 기본설계인력을 보유해 총 6000여 명이 현장에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과 일본은 기본설계인력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수주 단계에서 북유럽, 미국 등 외국 설계 전문 업체에 맡기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곳은 일본이다. 한 때 전 세계 조선시장을 호령했던 일본은 1980년대부터 정부주도로 구조조정을 한 이후 조선업 인력을 크게 줄였다. 기본설계능력을 갖춘 이들도 주요 대상이었다. 더욱이 1990년대 후반에는 동경대를 비롯해 모든 대학에서 관련 과가 없어져 명맥이 끊겨버렸고 이는 결국 한국과 중국에 추월당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