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금, 최저임금서 "빼자" vs "넣자" …노사갈등 고조
최종수정 2017.12.07 10:55기사입력 2017.12.07 10:55 이창환 경제부 기자
최저임금 제도개선 공개토론회 _문호남기자

노동계 "포함 땐 인상효과 실종·제도적 후퇴" 반발
경영계 "대법서도 통상임금에 상여금 포함" 이중성 지적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정기상여금의 최저임금 포함 여부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노동계는 상여금을 산입 범위에 포함시키면 최저임금 인상의 정책적 효과가 없다며 현행 유지를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노동계의 주장대로 상여금이 이미 통상임금에 포함이 된 상황에서 최저임금에서는 상여금을 제외시키라는 것은 이중적이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 지난 3개월여간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마련한 최저임금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에서 가장 치열했던 주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였다.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현행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상여금이나 식대 등으로) 확대시키는 것은 노동자가 1개월 단위로 안정적으로 생계 계획을 세우고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최저임금제도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산입범위 확대가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제도의 후퇴"라고 지적했다.

반면 경영계는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현장의 달라진 모습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은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30년 전에 우리나라 기업 상여금이 미미했고 기본급의 200∼300% 정도였지만 지금은 800∼1200%까지 오르며 일종의 고정급화 되고 있다"며 "최저임금도 달라진 환경을 반영해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2013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에 상여금 등이 포함됐기 때문에 최저임금에도 당연히 상여금 등이 산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시 대법원은 "정기성ㆍ고정성ㆍ일률성을 갖춘 상여금은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하며 노동계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통상임금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에도 상여금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대법원 판결로 통상임금 기준이 바뀌었는데도 최저임금 기준은 여전히 그대로"라며 "최저임금을 통상임금 기준에 맞춰서 결정했던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이제는 최저임금에 상여금 등을 포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교수도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정기상여금을 비롯해 근속수당, 가족수당 등도 통상임금에 들어갔다"며 "최저임금도 통상임금 산입기준에 맞추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회적 갈등이 커지면서 TF가 제시한 대안은 총 세가지다. 1안은 현행을 유지하되 기존 임금 항목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되는 임금으로 변환하는 등 기업이 자율적으로 임금 체계를 변경하는 방안이다.

2안은 1개월 이내 단위로 지급되는 모든 임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되, 숙식비와 연장근로수당은 제외했다. 3안은 지급 및 산정 주기와 상관없이 모든 임금ㆍ수당ㆍ금품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넣었다.

위원회는 토론회 결과 등을 참고해 올해 안으로 논의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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