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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 한국 이통시장의 '체리피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애플스토어 대리점 신청 배경 놓고
"판매장려금이 탐났기 때문" 주장 논란
대리점 자격 얻으면 장려금도 받고
가입 유치한 회선 관리수수료도 챙겨
장려금 일부를 소비자에 돌려줄지도 관심
"한국서 꿩먹고 알먹고, 세금은 모르쇠"

애플스토어, 한국 이통시장의 '체리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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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첫 애플스토어 개장을 앞두고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애플이 뒤늦게 직영매장을 여는 이유부터 불분명한데, 매장 오픈을 앞두고 애플이 국내 이동통신사에 통신서비스 개통업무를 신청하면서 그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증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23일 이광훈 통신비인하추진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단말기 유통과 개통권한을 모두 확보하겠단 애플의 움직임에 대해 "판매장려금이 탐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국내 이통시장의 특수성을 최대한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체리피킹' 전략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국내 이통시장에서는 90%이상의 단말기가 통신서비스와 결합돼 판매된다. 대리점에서 단말기도 사고 통신서비스에도 가입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만약 A이통사의 대리점코드를 갖게된 애플스토어가 A이통사로부터 수급한 단말기와 통신회선을 팔게 되면, A이통사는 애플에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게 된다. 장려금 규모는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유무, 가입조건 등에 따라 다르다. 최저 수 만원에서부터 최대 수 십 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애플은 자사 단말기를 팔면서 이통사로부터도 돈을 벌어간다.


또 대리점은 판매장려금뿐만 아니라, 유치한 회선에 대한 관리수수료 명목으로 부수입을 얻는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가 납부하는 이동통신 요금액의 일부, 3~7%를 이통사로부터 관리수수료로 받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대리점의 형태로는 이통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위탁대리점 및 양판점, 제조사의 전속 대리점 등이 있는데, 형태별로 수수료도 달라 정확한 금액 산정은 어렵다.


이통사 관계자는 "애플스토어와 여전히 협상이 진행중이라 정확히 어떤 형태의 대리점이 될 지는 알 수 없다"면서 "애플스토어가 국내시장의 관행을 그대로 따를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대리점 역시 이통사로부터 장려금을 받지만, 유독 애플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따로 있다.


통상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장려금 일부를 소비자에게 돌려주지만, 애플이 그간 보여준 영업 관례를 감안할 때 장려금 전부를 독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플은 선택약정제 할인율 상향에 따른 착시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요금의 25%를 할인해주는 제도에 따라, 소비자들은 아이폰X과 같은 고가 단말기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 같은 착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단순히 애플의 한국 시장 '체리피킹' 전략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애플이 이통사와 협상과정에서 힘의 우위에 있을 수 있고, 각종 제도적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애플의 자체 브랜드파워로 인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기업으로서 법을 어기지 않고 제도를 십분 활용할 뿐이라는 것이다.


또 매장 한 곳에서 받아갈 장려금이나 관리수수료도 전체 시장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여론은 애플 편이 아닌 상황이다. 애플발 휴대폰 유통망 붕괴 우려는 물론이고 '세금' 문제까지 겹쳐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한국 이통시장의 특수한 제도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애플스토어까지 개장해 한국에서 '꿩먹고 알먹기' 하겠다는 것에 고운 시선을 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스토어는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 개장할 예정이며 정확한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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