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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송장관의 빅3 무기사업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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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송장관의 빅3 무기사업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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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송영무 국방부장관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중 하나인 중거리지대공미사일 M-SAM사업을 놓고 결국 양산으로 방향을 돌렸다.

18일 국방부에 따르면 송 장관은 전날 주재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철매-Ⅱ 성능개량체계에 대해 양산을 추진하기로 심의ㆍ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논의된 안건은 철매-II 성능개량사업(M-SAM 양산사업),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II 구매, 수리온(KUH-1) 후속양산, K2전차 2차 양산사업 추진방안, 고정형장거리레이더 체계개발사업, 중적외선섬광탄 체계개발사업이다. 이중 '고정형장거리레이더 체계개발 사업'과 '중적외선섬광탄 체계개발 사업'도 재심의하기로 결정했다.


▲송장관이 거론했던 SM-3는 결국 무산= M-SAM은 적 항공기 요격미사일인 '천궁'을 성능개량하는 방식으로 개발한 적 탄도미사일 요격용 미사일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M-SAM은 내년 말 전력화를 시작한다. M-SAM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 아래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요격미사일이다. 지난 6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고 체계개발을 마친 상태다. 약 20㎞ 고도에서 적 탄도미사일에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직격형(Hit-to-Kill) 요격미사일로, 패트리엇,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주한미군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과 중첩 방어망을 이루게 된다. M-SAM은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작전운용 성능을 발휘하는지 확인하는 운용시험평가에서 공중에서 고속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표적 5발을 모두 명중하며 성능을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송 장관은 제동을 걸었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차기 이스함에 구축할 SM-3를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SM-3 도입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SM-3는 고도 500km까지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 해군의 해상요격시스템이다.


그러나 SM-3가 도입될 경우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로의 편입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밖에 없다. 최근 한국과 중국은 지난달 31일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합의문을 통해 한국은 '3불(不) 정책(MD 구축,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협력)을 중국 측에 표방한 바 있다. 하지만 SM-3 구입 문제가 자칫 제2의 사드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기술로 개발된 M-SAM을 개발해 놓고도 이를 무산시킨 채 외국산 무기를 도입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날 방추위에서는 M-SAM양산사업을 놓고 M-SAM양산사업ㆍM-SAM양산과 SM-3도입병행 등 2가지 방안으로 논의가 이뤘졌다. 군 내부에서는 해군 출신인 송 장관이 이지스함에 구축할 SM-3 구매를 강조해 왔다는 점, 한미양국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첨단무기를 구매하기로 합의해 SM-3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M-SAM양산사업과 SM-3도입 병행으로 결정되지 않겠느냐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공군과 합동참모본부는 전시상황에 가치자산보호대상을 모두 지켜내기 위해서는 최소 M-SAM 7개포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M-SAM이 1포대 당 32발을 장착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계획대로 7포대를 구축할 경우 224발을 전력배치할 수 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8개 포대와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8개포대 등 108발의 요격미사일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차기 이지스함(광개토-Ⅲ Batch-2)에 SM-3를 장착하더라도 실제 작전에 투입되는 이지스함은 1척에 불과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해군이 보유한 이지스 구축함(7600t급)은 모두 3척이다. 하지만 이중 1척만 동ㆍ서해를 오가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고 나머지 2척은 교대로 정비와 훈련을 한다. 결국 차기 이지스함을 전력화하더라도 SM-3의 운용은 1척만 가능한 셈이다.


M-SAM과 함께 송 장관의 재검토 지시로 논란에 휘말렸던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ㆍ추적용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구매 계획도 이날 통과됐다. 우리 군은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그린파인' 2기를 중부 지역 2곳에서 운용 중이다. 그러나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이 대두하면서 동북부 지방에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를 추가 배치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당초 군은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1기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북한핵ㆍ미사일 위협이 커짐에 따라 도입 규모를 2기로 늘렸다.


[양낙규의 Defence Club]송장관의 빅3 무기사업 '손익계산서'



▲정상궤도 다시 진입한 수리온= 양산이 중단됐던 국산 수리온(KUH-1) 헬기의 후속양산도 결정됐다. 수리온 후속 양산사업은 육군의 노후헬기인 UH-1H, 500MD를 대체해 공중강습작전, 지휘통제, 항공ㆍ수색정찰, 인원과 물자 공수 등 전투지원용으로 운용하기 위해한국형 기동헬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연말까지 90대를 납품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5월 24일 헬기 좌측 상부 프레임에서 실금이 발견되면서 60여 대까지 납품되고 중단됐다. 수리온은 4차례에 걸쳐 총 200여 대가 군에 납품될 예정이다. KAI에서 개발한 수리온 헬기는 2012년 말부터 육군이 60여 대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지난 7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방사청이 2015년 10월∼2016년 3월 미국에서 진행한 체계결빙(저온 비행에서 기체와 날개 등에 얼음이 발생하는 현상) 성능시험에서 수리온은 101개 항목 가운데 29개 항목의 기준에 미달했다. 체계결빙은 항공기가 겨울철 먹구름 속을 비행할 때 기체와 날개 등에 얼음이 생기는 현상으로, 얼음 조각이 떨어져 나가면서 엔진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때문에 항공기는 얼음이 생기는 것을 막는 방빙(防氷) 체계가 필요하다. KAI는 내년 8월까지 미국에서 체계결빙 해소 추가 입증시험(풍동시험과 비행시험, 소프트웨어 개선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KAI는 곧 테스트할 수리온을 미국으로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의 Defence Club]송장관의 빅3 무기사업 '손익계산서'



▲갈수록 험난한 육군 전차사업= 방추위는 국산 파워팩(엔진과 변속기)에서 결함이 발견돼 본격적인 생산을 위한 절차가 중단된 K2(흑표) 전차 2차 양산사업을 상정했으나 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심의를 보류했다. 군은 K2 전차 1차 양산에서는 핵심 부품인 파워팩을 독일산으로 했지만, 2차 양산에서는 국산 파워팩을 장착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산 변속기 개발 결과에 따른 내구도(국방규격) 기준을 지속적으로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전력화가 지연되고 있다.


K2 전차에 탑재할 국산파워팩 개발이 지연되면서 K1계열 성능개량 등 대안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산파워팩 개발이 늦어지면서 육군 전차전력에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체의 K2전차 연간 생산능력이 50대임을 고려할때 K2 전차의 양산과 전력화까지는 약 4년6개월이 걸리며 2021년이 돼서야 전력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1전차, K1A1전차는 현재 1차 성능개량중이다. 1차 성능개량에는 전장관리체계, 피아식별장치, 자동항법, 전후방 감시카메라가 포함됐다. K1A1전차는 2021년까지, K1전차는 2026년까지 성능을 개량할 계획이다. 문제는 1차 성능개량에도 북한의 대전차 로켓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우리군의 전차를 관통시킬 수 있는 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의 T-54전차, 선군호,천마호에 사용하는 운동탄과 화학탄은 우리 군의 K1전차와 K1A1전차를 관통시킬 수 있다. 북한은 550mm의 장갑차 두께를 뚫을 수 있는 화학에너지탄과 900mm를 뚫을 수 있는 화학에너지 신형탄을 사용하고 있다. K-1전차의 장갑두께가 350mm임을 감안한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육군에서는 1차 성능개량사업에서 북한의 대전차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방호력이 제외돼 지난해 12월 합동참모본부에 재검토를 요구했다. 육군은 전차의 방탄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차의 두께를 두껍게 만들 수밖에 없는데 전차의 중량이 51톤에서 57톤으로 늘어나 전차의 속도도 느려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1200마력인 엔진과 변속기(파워팩)의 성능개량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육군은 K2전차의 지연되는 파워팩 개발외에도 전력유지를 위해 K-1계열 전차의 성능개량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육군에 따르면 북한의 전차는 총 4300대다. 우리의 예비군에 해당하는 노동적위대가 900대(T-34,M-1985 경전차), 전ㆍ후방 군단이 2200대(T-54/55), 전차ㆍ기계화군단이 950대(천마호 5가지 버전)로 우리 군의 2배 가량 많다. 특히 전차ㆍ기계화군단에 기존 전차 포탑을 개량해 사거리가 길고 전차 속력도 시속 70㎞가량으로 기동력이 뛰어난 선군호 150여대를 배치했다. 여기에 T-62 전차를 개량한 폭풍호 전차도 대량으로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문제는 비용이다. 현재 K1계열에 장착된 엔진은 국내 업체가 기술 제휴해 국산화 생산하고 있는 독일 MTU사의 엔진이다. 88년 도입당시 대당 가격은 2억 8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현재 6억 5000만원으로 올랐다. 독일측은 소량생산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K1계열 전차를 그대로 도태시키고 K2전차를 전량 도입할 경우 금액은 더 들어간다. K1전차 1000여대, K1A1전차 480여대를 K2전차로 교체하면 14조원이 넘게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해외군도 전차의 방호력을 강화하기 위해 엔진을 성능개량하고 있다. 러시아는 1973년에 도입한 T-72전차(도입당시 41톤, 780마력 디젤엔진)을 지난해 46톤으로 늘리고 1130마력 디젤엔진으로 성능개량했다. 1993년에 도입한 T-90전차( 46톤, 840마력)도 2014년에 무게를 48톤으로 늘리고 1130마력 디젤엔진으로 교체했다. 이스라엘 군도 마찬가지다. 1983년에 도입한 메르카바(Merkavaㆍ 63톤, 908마력)전차의 무게를 65톤으로 늘리고 1500마력 디젠엔진으로 성능개량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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