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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지는 유럽]①카탈루냐에 이어 나온 '파다니아', 이탈리아도 분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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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지는 유럽]①카탈루냐에 이어 나온 '파다니아', 이탈리아도 분리될까? 이탈리아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파다니아 지역(짙은 녹색 표시). 이탈리아 내에서 소득수준이 매우 높은 북부 지역들로 밀라노를 주도로 하는 롬바르디아와 베네치아를 주도로 하는 베네토 지역이 중심이 돼 자치권 확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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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스페인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운동이 스페인정부의 강경책으로 점차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까지 분리주의 운동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북부 지역들이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며 주민투표를 벌이면서 카탈루냐 분리주의 운동이 점차 이웃나라들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는 중앙정부와의 자치권 확대 및 세금 배분 협상을 시작할지 여부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롬바드디아주는 40% 이상의 투표율에 찬성률이 95%에 이른다고 밝혔고 베네토주는 60% 투표율에 찬성률이 98%라고 밝혔다.


각기 이탈리아의 주요 경제 중심도시인 밀라노와 베네치아를 주도로 삼는 이 지역들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들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지역에서 나오는 막대한 세금이 가난한 남부지역 개발에 모두 쓰인다며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이 지역들의 분리독립운동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고, 이를 보통 '파다니아(Padania)' 운동이라고 부른다. 파다니아는 알프스 산맥 이남의 이탈리아 북부 평원 일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쪼개지는 유럽]①카탈루냐에 이어 나온 '파다니아', 이탈리아도 분리될까? 파다니아 분리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이탈리아의 야당, 이탈리아 북부동맹에서 만든 '파다니아 공화국' 국기 모습(사진=위키피디아)


파다니아 운동은 '이탈리아 북부동맹(Lega Nord-Italia Federale)'이라는 정당을 중심으로 지난 20년 이상 줄기차게 이어져온 분리운동이다. 하지만 카탈루냐 독립운동과 달리 주로 제도권 내에서의 조용한 투쟁이 이어져왔고, 2000년대 이후부터는 분리독립보다는 자치권 확대로 노선이 변경됐다. 민족적, 문화적, 역사적 차이성을 기반으로 한 카탈루냐 독립운동과 달리 파다니아 운동은 이탈리아 내부에서조차 지역이기주의를 기반으로 한 극우운동으로 낙인 찍혔기 때문이다.


파다니아 운동 자체가 카탈루냐와 분리돼서 해석되는 이유는 이탈리아의 통일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탈리아는 로마제국 멸망 후 천년 이상 도시국가들이 난립하다가 1870년대에 들어서야 전국이 통일됐는데 당시 통일 주체 세력은 북부 사르데냐 왕국이었으며 남부지역들은 무력으로 점령당해 강제 병합됐다.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 치하에서 수탈당하고 있던 롬바르디아와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왕국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고 오스트리아와 수차 전쟁을 벌여 1차세계대전 이후에야 완전히 수복한 지역들이었다.


그러다보니 통일 직후에는 오히려 로마 이남의 옛 나폴리왕국 등 남부지역 사람들의 불만이 높았다. 원치않는 통일이 강제로 이어진 뒤, 강력한 외세와의 전쟁에 계속 청년들이 끌려갔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만에 대해 이탈리아 정부는 남부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해주며 이탈리아란 일체감을 형성하려 노력해왔다.


결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주변의 강대한 외세들에 시달릴 당시엔 이탈리아 북부 주들이 무력을 기반으로 통일을 주도, 전체 이탈리아를 전화로 끌어들인 것인데 이제 상황이 달라지자 다시 분리하자고 나선 셈이다. 파다니아 분리운동이 극도의 지역이기주의라는 악평을 듣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들 지역이 이제와서 이탈리아와 결별하려는 이유는 철저히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이탈리아 중앙정부에 바치는 세금으로 인해 롬바르디아는 연간 540억유로, 베네토는 155억유로를 손해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두 주에는 이탈리아 인구의 25%가 살고 있고 국내총생산(GDP)의 30%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분리운동에 대한 여론이 안좋아지자 자치권 확대와 세금 배분협상으로 돌아선 것 역시 경제적 실리가 가장 우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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