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女임원 점차 확대…빠른 시일 내 CEO도 배출되도록 하라"(종합)

롯데월드타워서 간담회…다양한 의견·행동 독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맨 앞 줄 가운데)과 롯데 여성 임원들이 1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간담회를 진행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빠른 시일 안에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배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에서 롯데 여성 임원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마케팅, 패션, 광고, 영업, 온라인사업, 품질관리,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임원들이 참석했다.

신 회장이 여성 임원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은 2015년 이후 두 번째다. 그는 "2015년에 간담회를 진행했을 때는 여성 임원이 총 12명이었는데 2년 새 인원이 많이 늘었다"며 "여성 임원을 앞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롯데그룹의 여성 임원은 총 21명이다.

롯데는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라는 비전 하에 건강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여성 인재들의 다양한 의견과 행동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신 회장은 강조했다. 신 회장은 "우리 그룹은 경영 투명성, 사회적 책임 활동 등 모든 글로벌 표준에 준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며 "이에 맞는 임원 역량을 구축하는 데 여성 임원들이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 인재들이 능력과 자질만 갖춘다면 롯데 내에서 유리천장을 느끼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을 비롯한 인사 담당 임원들에게 조속한 여성 CEO 선임을 독려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여성 임원들로부터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청취했다. 여성 인재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 및 인식을 개선하는 문제도 논의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여성 임원들에게 "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팀원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훌륭한 리더로 성장해 나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여성 고객 비중이 높은 그룹 특성상 여성 인재가 어느 기업에서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롯데는 2006년부터 여성 인재 채용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여성 인재를 위한 근무 요건 조성에도 힘을 쏟는다. 2012년 이후 매년 WOW(Way of Women) 여성 리더십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육아 휴직 의무화 도입과 기간 확대, 회사 내 어린이집 설치, 여성 간부사원 30% 육성 목표 추진 등 많은 노력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신입사원 중 여성 입사자 비율은 2005년 25%에서 지난해 40%로 늘었다. 2012년엔 처음 내부 승진을 통해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2012년 당시 3명에 불과했던 여성 임원은 5년 새 7배(21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