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관 귀먹게 한 쿠바의 '음파공격' 대체 뭐길래?

아바나 주재 미 외교관 음파공격에 청력손상 잇달아…국교정상화 2년 만에 위기 맞은 미국과 쿠바의 오랜 갈등 배경은?

최종수정 2017.08.12 04:05기사입력 2017.08.11 15:20 김희윤 기자

쿠바 주재 미국 외교관들이 잇따라 청력손상을 호소하며 쿠바 정부의 '음파공격'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미 국무부는 워싱턴 주재 쿠바 외교관 2명을 강제 추방하며 두 나라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핵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 간 관계가 연일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관계회복을 선언한 지 불과 2년이 채 안 된 쿠바의 움직임 또한 심상찮다.

AP통신은 9일 지난해 가을께부터 쿠바 아바나 미국 대사관 직원과 배우자들이 잇따라 이유를 알 수 없는 청력 손상을 겪어 한 명은 영구적 청력 상실 위험에 처했고, 나머지 직원 다수가 미국으로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외교관 보호국의 합동조사 결과 미국 외교관과 직원 사택에서 음파무기(Sonic Weapon)가 발견됐다.

이에 9일(현지시간)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쿠바 주재 미국 관료들이 알 수 없는 신체 이상 증상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워싱턴 쿠바대사관에 근무 중인 2명의 쿠바 외교관을 지난 5월 23일자로 추방조치 했다”고 발표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어 “미국도 이 사건을 작년 말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쿠바대사관 직원들의 청력 이상 증상의 배경으로 지목된 음파무기는 어떤 장치이며, 어떻게 활용돼왔을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군이 사용한 음파병기의 모습. 비용과 규모에 비해 살상능력이 떨어져 당시에는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사진 = wikimedia
음파 공격으로 사람을 죽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군은 압축한 메탄가스를 격발시켜 낸 폭음으로 연합군을 죽이는 병기를 제조했다. 크기에 비해 살상효과가 적어 실제 투입되진 않았으나, 이 폭음이 주는 효과에 주목한 세계 각국은 종전 후 연구를 거듭해 비살상 목적의 음파무기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는 적극적으로 음파무기를 활용해왔는데, 미군의 무기들 중 대태러 음파병기 차량 또는 비행기 엔진 장착용 음파 보안 장비를 통해 테러방지 및 대응 수단으로 쓰이며 대중에게 알려진 바 있다.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각종 무기가 헐크에게 통하지 않자 군에서 사용한 고음 집중형 음향대포로 순식간에 헐크의 난동을 잠재우는 장면에 쓰이기도 했다.


2016년 3월 21일 반세기만에 미국과 쿠바 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접촉한 순간, 사진 왼쪽은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오른쪽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 사진 = AP/연합뉴스
쿠바와 미국의 관계

이번 아바나 미국 대사관 음파공격 사건은 미국과 쿠바 간 오랜 갈등관계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15세기부터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쿠바는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서 스페인이 패배하자 미국의 식민지로 넘겨졌고, 1959년 미국과 우호적 관계였던 바티스타 독재정권이 피델 카스트로 주도의 쿠바 혁명으로 무너지면서 1961년 미국과 국교가 단절됐다.

이후 끊임없이 쿠바 정부의 전복을 꾀한 미국의 공격에 활로를 모색하던 카스트로는 소련과 연합해 미국에 맞설 계획을 세우고 그 일환으로 사정거리가 미국 전역에 달하는 R-12 미사일과 핵탄두를 자국에 설치해줄 것을 요청, 1962년 자칫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뻔한 쿠바 미사일 위기를 맞았다. 미국과 소련의 이해관계가 맞아 들면서 위기는 가라앉았지만, 미국은 쿠바에 대한 외교·경제적 완전 봉쇄정책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쿠바를 고립시켜나갔다.

이 같은 봉쇄정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후 차츰 풀리기 시작했고, 2014년 12월 공식성명을 통해 미국과 쿠바의 외교관계 정상화 협상이 개시했고, 2015년 양국 수도의 이익대표부가 대사관으로 격상되며 단교 53년 만에 정상화를 맞을 수 있었다.


미국 CIA 주도 암살 공작으로 평생을 죽음의 위협에 시달렸던 피델 카스트로는 역설적이게도 90세에 사망하며 천수를 누리고 떠났다.
카스트로를 죽이는 638가지 방법

피델 카스트로 집권 후 미국은 쿠바를 다시 손아귀에 넣기 위해 끊임없이 카스트로의 암살을 시도했다. 쿠바 비밀정보국(DI) 수장을 지낸 파비안 에스칼란테는 영국 공영방송 채널4와의 인터뷰에서 “카스트로의 암살 시도가 638회 있었다”고 밝혔을 정도.

그 횟수만큼이나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동원된 카스트로 암살 작전에 대해 미국 정부는 줄곧 기도 사실을 부인해왔으나, 1975년 미 상원 특별위원회는 1960년부터 1965년까지 CIA의 카스트로 암살 공작이 8차례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그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타고난 화술로 대중연설을 즐긴 카스트로의 성향을 이용해 단상의 마이크에 고전압을 넣는다거나, 그가 즐겨 피운 시가에 폭발물을 설치해 머리를 날리려고도 했고, 그와 염문을 뿌렸던 여인들을 포섭해 암살을 지시했는가 하면 그의 취미였던 스쿠버다이빙 현장에 폭발물을 숨긴 조개를 설치하는 등 갖은 방법이 동원됐으나 정작 카스트로는 천수를 누리고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두고두고 CIA의 흑역사로 남았다.


한편 음파공격으로 외교관 2명이 추방되는 등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한 쿠바 정부는 외무부 성명을 통해 “쿠바는 우리 영토 안에서 공인된 외교관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한 번도 용납한 적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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