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사전]팝콘각 - 더 잔인해진 '강 건너 불 구경'
최종수정 2017.08.17 15:07 기사입력 2017.08.11 15:45 박충훈 아시아경제 티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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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두 사람이 연신 숨을 씩씩 거린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 어느새 아이들이 몰려들어 둘을 에워싼다. 그리고 외친다. "싸워라!", "싸운다!" 날카로운 '선빵'에 이어지는 '죽빵' 콤보. 교실 뒷켠은 축제로 돌변한다. 구경하던 아이가 말한다. "와아, 이건 뭐 좀 먹으면서 봐야하는거 아니냐?ㅋㅋㅋ"

지루하기 그지없는 학창시절. 몇 안되는 즐길거리 중 하나는 '싸움 구경'이었다. 그만큼 재미있는 게 또 있으랴. 오늘 소개할 신조어 '팝콘각'도 무언가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앞둔 상황을 빗댄 말이다. 끝에 붙은 '~각'은 '~할 기세'를 뜻한다. 극장에서 팝콘을 씹으며 영화에 몰입하듯 유명인 스캔들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설전을 구경하자는 것이다.

기부 선행으로 유명한 '400억 대학생 박철상'의 실제 수익금을 둘러싼 진위논란이나 남성혐오론자 게임 BJ '갓건배'에 대한 실시간 신상털기도 모두 '팝콘각'이다. 어쩌면 한반도 정세와 별 상관없는 남미나 유럽 사람들도 최근 벌어진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수뇌부의 말폭탄 대결을 '팝콘각'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지켜보는 입장에선 편안히 누워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달며 감상하면 그뿐이다.

찾는 이들이 많다보니 일부러 '팝콘각'을 연출해 사람의 눈길을 끌려고 하는 관심병자도 늘었다. 이들은 정신장애를 가진 청년을 이틀내내 구타하거나 음주·과속운전을 하고, 때로는 11개월된 딸을 살해하는 장면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보는 이의 팝콘이 눅눅해지기 전에 말이다.
팝콘각을 즐기던 자의 최후. 이미지 출처 - SBS 방송 캡처
아시아경제 티잼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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