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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측근 펠 추기경, '아동성범죄' 의혹에 결국…호주 법정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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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측근 펠 추기경, '아동성범죄' 의혹에 결국…호주 법정 선다 조지 펠 추기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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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이자 바티칸 서열 3위인 조지 펠(76) 추기경이 아동성범죄 혐의로 호주 법정에 선다. 호주는 펠 추기경의 모국이지만 호주 사법부는 펠 추기경을 특별대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바티칸 수뇌부조차 성범죄 의혹을 피하지 못한 가운데 최근 여러 가톨릭 교회에서 아동성범죄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호주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멜버른 치안법원 측이 교황청 재무원장이자 가톨릭 서열 3위인 펠 추기경을 특별대우하지 않고 26일 법정에 세울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펠 추기경은 다른 범죄자들과 나란히 서서 법원에 들어가야 하며 입장 시 몸수색을 받는다.


앞서 지난달 29일 호주 현지 언론들은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이 펠 추기경을 강간 1건을 포함해 적어도 3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셰인 패튼 빅토리아주 경찰청 차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조지 펠 추기경을 '역사적인' 성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고소인이 다수"라고 밝힌 뒤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와 관련 펠 추기경은 첫 심리에 출석할 의무가 없음에도 '반드시 참석해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전했다.



#호주 정부 '특조위' 신설, 피해 신고자 4444명…추가 피해자 더 있을 것


펠 추기경을 법정에 세운 데는 2013년 호주 연방 정부가 신설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역할이 크다. 특조위는 호주 전역에 대한 가톨릭 교회 아동 성범죄를 조사 중이다.


교황 측근 펠 추기경, '아동성범죄' 의혹에 결국…호주 법정 선다 지난 2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가톨릭 교회의 아동 성학대 대응과 관련한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특조위가 지난 2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15년 사이 '어린 시절 가톨릭 사제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신고한 이가 무려 4444명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피해자의 95%가 남자아이였으며, 학대 받을 당시 평균 나이는 남아 11세, 여아 10세였다. 이들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행동에 나서는 데는 평균 33년이 걸렸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 중 1880명의 혐의가 확인됐고 이들 중 수사가 32%로 가장 많았으며 신부는 30%, 평신도 29%로 조사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탓에 정확한 피해자 집계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위원회는 출범 후 4년간 2400명의 진술을 들었으며 계속적으로 청문회를 열고 있다.



#가톨릭 아동성범죄 피해 사례 속출, 긴 침묵 깨지나


지난 18일에는 1000년 전통의 독일 가톨릭 교회 성가대에서 무려 60년간 아동성범죄가 자행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975년에 설립된 독일 남부 레겐스부르크 돔슈파첸 성가대 학교에 다닌 남학생 중 최소 547명이 1945년부터 1990년 초반 사이 사제들로부터 신체적·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로는 사제, 교사, 행정직원 등 총 49명이 지목됐으며 이중 성범죄 가해자는 모두 9명으로 확인됐다. 또한 1960~70년대 이 학교를 다닌 9~11세 소년들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 없이 피해자 1인당 5000유로(약 647만원)~2만유로(약 2591만원)의 보상금을 제안한 상태다.


교황 측근 펠 추기경, '아동성범죄' 의혹에 결국…호주 법정 선다 독일 레겐스부르크 돔슈파첸 성가대 학교에서 발생한 아동성범죄를 조사한 베버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월에는 프랑스 가톨릭 교회 베르나르 프레이나 신부가 경찰 조사에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교회 소년 성가 단원들을 성추행한 사실을 자백하기도 했다. 바르바랭 관련 피해자들은 당시 리옹 대교구장을 맡은 필리프 바르바랭 추기경이 프레이나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며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프랑스 가톨릭계는 독립위원회를 설치해 사건을 조사한 뒤 프레이나를 비롯한 4명의 사제를 파면했다.


한편 가톨릭 교회의 성범죄 문제는 뒤늦게 폭로되는 일이 많다. 이에 대해 BBC는 "사제들의 학대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하는 가톨릭 특유의 '침묵의 문화'가 사건을 은폐하는 데 한 몫하고 있고, 범죄가 드러나도 교회는 비협조로 일관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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