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의 막전막후] 청와대 뒷산 골프장 철거부터 앞길 완전 개방까지......
최종수정 2017.06.23 11:10 기사입력 2017.06.23 11:10 박관천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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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천 본지 편집국 전문위원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다. 경내 산책을 하던 김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 정상에 올라 바위 위에 설치된 3평 남짓한 건물을 보고 수행하던 일행들에게 물었다.

“이 뭐꼬?”, 경호간부 K씨가 잠시 머뭇거렸으나 그것도 잠시. 그가 건물 내 기계를 작동시키자 인공필드가 밀려 나왔고 청와대 담장에 펼쳐졌다. 청와대 뒤편에 위치한 북악산을 향해 티샷을 할 수 있는 골프 시설이었다.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들이 이곳에서 북악산을 향해 티샷을 하면 외곽을 지키던 군인들이 골프공을 회수했다. 회수 개수가 적을 때면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소속 부대장을 질책까지 했다고 한다.

이를 보고 받은 김 전 대통령은 “도대체 이 사람들이 여서 무신짓을 한기고?”라고 노발대발하며 당장 철거를 지시했고 권위주의 상징이었던 청와대 경내 골프장(속칭 G장)은 역사속에 사라졌다.
평소 퍼팅 연습장으로 사용됐던 녹지원은 김 전 대통령의 조깅트랙으로 바뀌었고 헬기장과 연결해 벙커샷 연습을 하였던 시설도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청와대 경내 골프 티샷 일화는 군사정권 시절 철옹성 청와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1968년 남파간첩 청와대 습격사건인 1.21사태 후 군사 보안상의 이유로 패쇄됐던 청와대 앞길 430m가 1993년 시간제 개방에 이어 반세기만에 완전 개방된다.

군부정권시절 청와대 앞길은 주말마다 청와대 경호실 소속 군인과 경찰들이 집총상태에서 경호실장이 주관하는 국기하강식이라는 열병 분열 행사를 펼치며 충성을 맹세했고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되었던 권위주의의 상징이었다.

청와대 개방의 역사는 문민정부 시절 앞길 시간제 개방 및 인왕산 등산로 일반인 통행을 시작으로 참여정부에 이르러서는 ‘대통령만의 등산로’였던 북악산이 부분적으로 개방되는 등 탈권위 역사와 함께 했다

청와대 앞길이 시간제로 개방되었다고는 하지만 곳곳에 무전기를 귀에 꽂고 선글라스를 쓴 경찰들이 왕래하는 인파를 따라 다니며 감시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소지품을 불심검문했다. 7m 건너편 청와대 쪽 담장 부근은 기관소총을 매고 군복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서성이던 무장경찰의 모습에 일반국민들이 위축된 것도 사실이다.

그랬던 청와대 앞길이 시간제 개방을 거쳐 24년 만에 완전 개방되고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사진촬영도 허용된다. 권력의 상징 철옹성 청와대가 부분 개방을 거쳐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반세기만에 청와대 앞길을 완전 개방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마인드가 형식적인 이벤트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양하고 편한 차림으로 참석하는 청와대 수석 및 보좌관 회의, 어떤 수석은 턱까지 괴고 있다. 국민들과 셀카를 찍는 대통령, 그는 이미 국민속으로 다가와 있다.

그런 문 대통령도 요즘 불통 소리를 듣는다. 청문회 과정에서 돌아앉은 야당은 여전히 ‘문 밖에 있는 그대’ 형국이다. 문 밖의 야당이 들어오지 않고 있으면 들어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집주인의 역할이다.

50년만에 개방한 청와대 앞길, 국민들은 물론 외국인들의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백악관처럼 말이다. 이 잔치에 야당도 초대하자.

박관천 전문위원 parkgc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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