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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단칼'에 정리한 김상조, 예고된 타깃 '하림' 정조준…바짝 엎드린 유통업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5초

공정위 칼날에 치킨 가격도 인하·동결로 급선회 '백기'
편법승계·일감 몰아주기 논란 '하림'…바짝 엎드린 유통가


BBQ '단칼'에 정리한 김상조, 예고된 타깃 '하림' 정조준…바짝 엎드린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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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취임하면서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밝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치킨 가격 인상을 유발한 BBQ를 '단칼'에 정리하자, 이제 칼날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감몰아주기와 편법승계 논란을 겪고 있는 하림그룹과 하도급업체 횡포 논란에 휩싸인 성주디앤디(브랜드 MCM) 등이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김 신임 위원장이 가맹점·하도급사업자 등 '을(乙)'을 위한 정책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유통업계도 덩달아 몸을 바짝 낮추고 있다.

BBQ '단칼'에 정리한 김상조, 예고된 타깃 '하림' 정조준…바짝 엎드린 유통업계


◆치킨 빅3, 백기 들었다…프랜차이즈업계 '덜덜'= 1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새 위원장이 취임하자 치킨 가격 인상을 유발한 BBQ치킨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취임 첫 과제로 프랜차이즈 갑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가 BBQ를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불과 3∼4시간 만에 BBQ가 가격 인상을 철회하면서 꼬리를 내렸다. 업계 1위 교촌치킨도 같은 날 치킨 가격 인상 계획을 백지화했고 2위 BHC치킨은 한시적이지만 한 달간 가격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업계 빅3'가 모두 손을 든 것이다.


앞서 가격을 내린 또봉이통닭과 호식이두마리치킨도 가맹점주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손실을 본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공정위의 가맹점주 부당함 해소에 대한 노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앞서 공정위원장 취임 뒤 가장 챙기고 싶은 것으로 가맹점과 대리점 문제를 꼽았다.


이에 프랜차이즈업계가 떨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프랜차이즈를 둘러싼 여론도 좋지 않은데 가격 인상 등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BBQ '단칼'에 정리한 김상조, 예고된 타깃 '하림' 정조준…바짝 엎드린 유통업계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


◆공정위 "하림 승계지원과 사익편취 검토할 것"= 편법 승계와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인 하림그룹이 김상조식 재벌개혁의 첫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하림은 김홍국(60) 하림그룹 회장의 편법승계 의혹이 도마에 오르면서 다양한 논란에 휩싸였다.


하림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김 회장의 장남 준영(25)씨가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그룹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증여세 100억원을 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 또한 사실상 회사가 대납해줬다는 지적도 따라붙었다.


지난 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편법 증여에 의한 몸집 불리기 방식으로 25세 아들에게 그룹을 물려준 하림 등을 보며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에 공정위가 하림의 승계 지원과 사익 편취에 대해 검토할 여지가 있다며 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


2012년 준영씨는 김 회장으로부터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물려받으면서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올품은 준영씨를 대상으로 30%(6만2500주) 규모의 유상감자를 하고, 그 대가로 100억원을 지급했다. 준영씨는 이 돈으로 증여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감자는 주주가 회사에 본인 주식을 팔고 회사에서 돈을 받는 방식으로, 준영씨는 유상감자를 통해 올품 지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100억원을 받을 수 있었다.


준영씨가 지분을 물려받은 뒤 올품과 한국썸벧 매출은 연 700억~800억원대에서 연 3000억~4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이 부분 때문에 계열사들이 편법적 일감 몰아주기로 승계 작업을 도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림 측은 "2012년 당시 하림그룹 전체 자산은 3조5000억원으로 중견기업에 속한 만큼 지금 기준으로 5년 전 증여세를 바라보는 건 불합리하다"며 "증여세를 투명하게 신고했으며 유상감자도 합법적이었다"고 반박했다.


복잡한 지배구조인 하림은 이달 말 지주사 제일홀딩스의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지배구조 개선은 경영권 강화와 함께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일홀딩스의 최상단 지배기업이 올품인데, 이 지분 100%를 25세의 장남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지배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홀딩스는 김 회장이 41.78%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 대주주로는 준영 씨가 지분을 100% 소유한 계열사 한국썸벧(37.14%), 올품(7.46%) 등이 있다. 장남의 지분이 44.6%로, 김 회장보다 많다.


성주디앤디는 하도급업체 논란에 휩싸였다. 맨콜렉션, 에스제이와이코리아(SJY KOREA), 원진 콜렉션 등 MCM 하도급업체들은 지난 3월 공정위에 성주디앤디(MCM 브랜드 생산·판매법인)를 불공정 거래 행위를 이유로 신고했다. 이들이 지목한 문제점은 불리한 제조 단가 적용과 샘플비 미지급, 운송비 미인정이다.


신고서는 성주디앤디가 부당한 단가를 적용하고 소비자가 반품할 경우 구매가가 아닌 백화점 판매가로 보상을 떠넘기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지속해 여러 업체가 부도에 이르렀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성주디앤디 측은 "하청업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공정위의 조사 결과 위법한 행위로 부당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되면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그간 재벌의 편법·불법 상속과 일감몰아주기·내부거래 등 지배구조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온 만큼 공정위 수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신속하고 강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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