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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행 구급차 신호위반 사고, 법원 "긴급 상황 아니다"[서초동 법썰]

수정 2023.06.21 10:37입력 2023.06.21 06:00

"피고인은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긴급하게 구급차를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교통안전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업무 중 신호를 어겨 교차로를 통과하다가 오토바이 운전자를 들이받은 구급차 운전자 A씨(34·남)의 형사 재판에서 변호인이 한 주장이다. 법원은 그러나 구급차 운전사 측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A씨는 지난해 2월23일 낮 서울 동작구의 한 교차로에서 시속 약 20㎞로 신호를 위반한 채 좌회전을 했다. 그는 환자를 태우려고 사이렌을 울리며 병원으로 이동하던 상황이었다.


좌회전을 시작하고 약 5초 뒤 A씨의 구급차는 신호에 따라 반대편에서 직진하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골절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쳐 12주가량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검찰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A씨를 교통사고처리법상 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법정에 선 A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도로교통법상 신호와 관련한 정지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피해자가 전방주시 의무를 게을리해 구급차를 충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29조 2항에 따르면 구급차와 소방차 등 긴급자동차는 긴급하고 부득이한 경우 빨간불에 정지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같은 조 3항은 "이 경우 운전자는 교통안전에 특히 주의하면서 통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는 최근 A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도로교통법 제29조 2항이 '긴급자동차 운전자에 대해 의무 규정의 적용을 모두 면제하라'는 취지의 규정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며 "진행 방향에 사람이 보행하거나 자동차가 교차 진행하는 경우 당연히 정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구급차는 특례가 적용되는 긴급자동차에 해당하지 않는다. 신호에 따라 정지하지 않을 수 있는 '긴급하고 부득이한 경우'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운행 과정에서 도로 교통에 새로운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구급차를 긴급자동차로 규정하기 위한 '긴급한 용도'는 엄격히 판단돼야 한다"며 A씨가 태우려던 환자는 응급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이송을 요청한 사람이 의료진이 아닌 환자의 보호자였고, 최종 목적지가 요양원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환자가 응급 상태였다고 A씨가 판단할 근거 역시 부족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신호를 지키더라도 지체되는 시간은 최대 수분 정도에 불과했을 것이다. 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신호를 위반할 만큼 긴급하고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었다"며 "피고인이 직진 차로를 주의 깊게 봤다면, 피해자의 오토바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긴급자동차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구급차를 운전한 점, 전방의 구급차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진행한 피해자의 과실도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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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투성이로 발견된 치매 할머니 '잔혹폭행 논란'…CCTV 결과 "낙상"
수정 2023.06.21 14:26입력 2023.06.21 13:32

실종 6시간만에 발견…얼굴·팔 등에 상처
경찰, 동선 분석…폭행 없었던 것으로 파악
당초 "폭행 목격자 찾는다" 커뮤니티 화제

경기 양주에서 6시간 동안 실종됐던 치매 노인이 멍투성이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폭행이 아닌 낙상이라고 결론 내고 수사를 종결했다.


21일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 14일 실종됐던 80대 김모 할머니의 동선을 실종 장소인 병원에서부터 마지막 발견지까지 폐쇄회로(CC)TV로 분석한 결과 홀로 여러 번 넘어지는 모습이 확인됐으며, 별도로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21일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 14일 실종됐던 80대 김모 할머니의 동선을 실종 장소인 병원에서부터 마지막 발견지까지 폐쇄회로(CC)TV로 분석한 결과 홀로 여러 번 넘어지는 모습이 확인됐으며, 별도로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앞서 김 할머니의 가족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연결망서비스(SNS) 등에 "치매 할머니 폭행 목격자를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아들 A씨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지난 14일 아들과 함께 의정부시의 한 병원을 방문했다가 아들이 진료를 보러 들어간 사이 실종됐다.

이후 실종 6시간 만에 병원에서 약 6km 떨어진 한 도로변에서 발견된 할머니는 눈 주변으로 피멍이 심하게 들고 안와골절이 심한 상태로 발견됐다. 눈 주변에 피가 고여 응급실에서 급하게 피를 빼내는 시술을 받았다.


이에 가족들은 누군가가 A 할머니를 폭행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홀로 넘어지면서 다쳤다는 경찰에 결론에 가족들 또한 CCTV 영상을 확인한 후 안도했다. 가족들은 "가해자가 있었다면 트라우마가 심했을 텐데, 그게 아니어서 오히려 행운 같다"고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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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中CNGR, 포항에 1.5조 들여 니켈·전구체 공장
수정 2023.06.21 16:40입력 2023.06.21 16:40

전기차 120만대분
2026년부터 니켈 5만t
전구체 11만t 생산 목표

포스코그룹이 글로벌 1위 중국 전구체 전문기업과 포항시에서 이차전지용 니켈 정제·전구체 생산 사업을 추진한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은 21일 중국 CNGR과 이차전지용 니켈과 전구체 생산에 협력하는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와 CNGR이 각각 6:4 지분으로 니켈 정제법인을 설립해 황산니켈을 생산하고, 포스코퓨처엠과 CNGR이 각각 2:8 지분으로 전구체 생산법인을 설립해 황산니켈을 활용해 전구체를 생산한다.


니켈 정제법인과 전구체 생산법인 생산능력은 각 순니켈 기준 연산 5만t 규모 황산니켈, 전구체 연산 11만t으로, 총 투자규모는 약 1조5000억원이다. 두 공장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포항시 영일만 4산단에 올해 4분기 착공할 계획이다.


CNGR은 업계 최고 수준 니켈 정제 및 전구체 생산 기술과 자체 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니켈 정제 및 전구체 합작법인의 생산 효율성 극대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번 합작투자 계약으로 국내 생산비중이 약 13%에 불과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구체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정제는 물질에 섞인 불순물을 없애 물질의 순도를 높이는 공정을 말한다. 전구체는 양극재 직전 단계의 중간 소재로 니켈, 코발트 등 원료를 배합해 제조하며 이차전지 용량과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 물질이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이 21일 중국 CNGR과 합작투자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포스코퓨처엠 정대헌 부사장, 포스코홀딩스 유병옥 부사장, 이경섭 전무, CNGR 덩웨이밍 동사장, 주종웬 부총재.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이날 합작투자계약 체결식에는 덩웨이밍 CNGR 동사장(회장)과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 부사장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유병옥 부사장은 “글로벌 전구체 선두기업인 CNGR과의 금번 합작사업을 통해 포항에 니켈-전구체-양극재 밸류체인을 완성함으로써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덩웨이밍 동사장은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일류인 포스코홀딩스와 합자회사 설립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든든한 파트너로 거듭나, 이차전지 업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포스코그룹은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서 시장 선점을 위해 원료부터 양·음극재, 리사이클링 및 차세대 소재 등 이차전지소재 全밸류체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니켈은 포스코홀딩스가 2021년 호주 니켈 광산·제련사인 레이븐소프 지분을 인수하고 세계 1위 니켈 생산·보유국인 인도네시아에 니켈제련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가 광양에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뉴칼레도니아 니켈 자원을 활용하는 연산 2만t 규모 이차전지용 황산니켈 정제공장을 지난해 착공하는 등 그룹 내 이차전지소재 원료 자급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오고 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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