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월세 밀린 오피스텔 들어간 관리인, 주거침입 재판行[서초동 법썰]

수정 2023.06.08 09:24입력 2023.06.08 09:13

法 "들어가 짐 치운 행위, 부당하지 않아"

"피고인은 방치된 오피스텔에서 짐을 치워 창고에 보관해 뒀을 뿐이며, 피해자의 '주거의 평온'을 깨뜨렸다고 볼 수 없습니다."


몇 달씩 월세가 들어오지 않은 오피스텔에 들어가 짐을 치웠다가 형사 재판을 받게 된 관리인 A씨(49·여) 측의 호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씨는 서울 강남구의 모 오피스텔 관리 직원으로서 임대인을 대신해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거두는 일을 해 왔다. 그는 2021년 4월7일 세입자 B씨가 살고 있던 10층의 한 호실에 보조키로 문을 열고 들어가 짐을 치웠다. 당시 B씨는 8개월간 월세를 미납한 상태였다.


B씨는 해당 오피스텔의 계약상 임차인은 아니었다. 원래 B씨의 지인 C씨가 2019년 말부터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178만원으로 계약을 체결한 뒤 3개월 단위로 임대차 계약을 갱신해온 곳이었다.

B씨는 C씨와 한달 반가량 함께 살다가 2020년 초부턴 C씨가 나가고 이곳에서 혼자 살기 시작했다. 월세는 B씨가 냈지만, 임차인 명의는 여전히 C씨로 유지됐다.


하지만 그해 9월부터 B씨는 돈을 내지 않았다. 짐을 그대로 둔 채 오피스텔을 비워 놓고 다른 곳에 나가 지냈다.


A씨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밀린 월세를 내라"고 B씨에게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냈지만, B씨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서류상 임차인 C씨에게 "미납한 월세를 안 내면 오피스텔을 방치하지 않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C씨는 "나도 B씨와 연락이 되지 않아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면서 A씨에게 "오피스텔을 정리해 달라"는 답장을 보냈다.


결국 A씨는 그해 4월 오피스텔에서 짐을 정리했고, B씨는 5개월이 지난 2021년 9월 말 오피스텔에 돌아왔다. B씨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신발 40켤레와 명품 의류 50여벌, 차용증 등 합계 4000만원 상당의 물건이 사라졌다"며 "누군가 함부로 들어와 내 물건을 다 치운 뒤 팔아버린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A씨에게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법정에서 A씨는 "오피스텔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당시 B씨에겐 법적으로 보호받을 점유권이 없었다. '침입'한다는 고의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또한 "B씨와 검찰이 주장하는 명품 옷과 신발을 가져간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검사가 낸 증거만으론 피고인에게 주거침입 및 재물손괴의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는다"며 최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계약상 명의자는 따로 있었지만, 오피스텔을 사용하고 돈을 낸 사람은 B씨였다"며 "B씨는 2020년 9월부터 돈을 내지 않았고 한 달 뒤엔 오피스텔을 나가 다른 곳에서 지냈다. 기록상 B씨는 사건 당일까지 오피스텔로 돌아오지도, A씨에게 연락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오피스텔은 보증금과 비교해 월세가 높으며, 3개월 단위의 '초단기 임대차' 용도로 쓰는 경우가 많고, 임차인들이 자유롭고 빈번하게 입실과 퇴실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으로선 B씨가 이미 퇴실했다고 생각했을 여지가 있고, 들어가 짐을 치운 행위가 이례적이거나 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검사는 A씨에게 유죄가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동창도 몰라봤던 정유정 신상공개 사진…고교 졸업사진 보니
수정 2023.06.08 14:42입력 2023.06.08 13:21

"학교서 항상 혼자 다녔다"
"인사해도 잘 안 받아줬다"

부산에서 과외 앱을 통해 또래 여성에게 접근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이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정 졸업사진 [사진출처=MBN]

지난 7일 MBN 보도에 따르면 정유정의 고교 동창들은 그를 존재감 없는 친구로 기억하고 있었다.


동창 A씨는 정유정이 "진짜 말 없고 혼자 다니는 애였다"라며 "그 당시에 친구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다른 동창 B씨는 "인사를 해도 인사 자체를 받아주지 않는 친구였고 얘기를 잘 안 했다"라고 기억했다.

또 정유정은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당한 적은 없었으나 항상 커튼 뒤에 홀로 몸을 숨기며 '은둔형 외톨이'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3일 YTN 뉴스라이더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범죄의 원인이었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자신에게 발생한 사회적인 관계의 단절을 문제 행동으로 폭발적으로 외연화하는 사람들이 정말 희귀하지만 존재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온 정씨에게 범죄 관련 소설이나 수사 프로그램은 본인의 주 의식 세계였으며, 자신만의 세계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살인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정씨의 경우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에 살다 보니 살인에 대한 생각이 가볍고 피해자에 대한 고통도 생각하지 못하는 환경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유정 졸업사진 [사진출처=MBN]

같은 날 정유정의 고등학교 졸업사진도 공개됐다.


안경을 착용한 사진은 최근 경찰이 공개한 증명사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사진은 지금과 많이 달라 보인다.


이로 인해 일부 동창들은 정유정의 증명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이후에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에서 과외 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후 살인을 저질렀다.


당시 그는 실종처럼 보이기 위해 시신을 캐리어에 담은 뒤 택시를 타고 낙동강 인근으로 이동해 유기했으나 이를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긴급체포됐다.


경찰이 정유정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한 결과 그의 점수는 연쇄살인범 강호순(27점)을 넘어서는 28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지수 인턴기자 hjs1745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반도체 산업에 5년간 2.8조 정책금융 지원…하반기 3000억 전용펀드 출범
수정 2023.06.08 15:59입력 2023.06.08 13:09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위해 정부가 기존 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간 반도체 육성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반도체 기술의 선제적 확보를 위해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반도체 산업에 향후 5년간 2조8000억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반도체 국가전략회의에서 메모리 초격차의 미래 지속 가능성,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확보전략, 공급망 리스크 관리 및 기술·인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고 반도체 육성을 위한 향후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먼저 PIM(Processing In Memory), 전력반도체, 첨단패키징 등 유망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R&D)을 확대한다. 구체적으로는 2022~2028년 기간 총 4000억원을 PIM 설계기술과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개발을 위한 R&D에 투자한다. 2020년부터 시작해 2029년까지 총 1조96억원이 들어가는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한편 전력반도체, 차량용반도체, 첨단패키징 등 유망 반도체 기술의 선제적 확보를 위해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예타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세액 공제율 상향(8%→15%) ▲인허가 타임아웃제 ▲용적률 완화 특례 등 기존 정책에 더해 기업의 투자자금 확보지원 차원에서 올해 약 5000억원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2조8000억원의 정책금융도 지원한다. 매력적인 반도체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서다.

메모리 중심의 반도체 밸류체인을 시스템 반도체로 확장한다. 팹리스와 파운드리 간, 그리고 소자기업과 소부장 기업 간 협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내 파운드리 기업들과 협의해 팹리스에 대한 시제품 제작 지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소부장, 팹리스 투자 활성화를 위한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도 하반기에 출범하기로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울러 공급망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소부장 국산화를 위한 신기술 테스트베드이자 우수 인재 양성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첨단반도체기술센터(ASTC) 구축을 민관 합동으로 추진한다.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제협력도 추진한다. 특히,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양국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기술센터(미국 NSTC-한국 ASTC) 협력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인력확보를 위한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을 확대하고, 기업과 정부가 2032년까지 10년간 2228억원을 투자하는 현장 수요 맞춤형 인력양성사업 등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을 통해 핵심기술 보호시책도 강화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제기된 전문가들의 의견과 급변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기술 정책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전에 발표한 반도체 정책을 업그레이드했다"며 "명실상부한 반도체 초강대국 도약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